주문형 전자신문 시대-美 라스베이거스 신문박람회 워크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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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신문은 앞으로도 가장 주요한 매체로 남을 것인가.멀티미디어시대를 맞아 새로운 변신이 요구되는 종이신문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해갈까.「신문의 미래전략과 新사고」라는 주제로 美國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66회 신문기자재전시회 NEXPO (美신문협회(NAA)주최.6월25~29일)는 종이신문의 모습을 뛰어넘는「21세기 신문」을 話頭로 삼아 언론관계자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행사장인 6천여평의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 설치된 3백여개의 출품회사부스에는 최첨단 편집.데이터 베이스.광고제작기자재등의 전시가 펼쳐졌고 26일부터 4일간 속개된 워크숍은「신문의 未來」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여 나갔다.
구미는 물론 일본.중국등 아시아에서까지 참관해온 신문관계자들은 특히 대표적인 미래의 신문형으로 인식되고 있는「전자신문」과「주문형신문」(Tailored Newspaper)의 노하우에 관심을 집중시켰다.
전시장중 단연 발길을 끈 곳은 6월9일 전자신문서비스를 개시한 뉴욕타임스의 부스.전시장을 담당한 뉴욕타임스의 간부 페기 월시는『PC에 연결된 온라인망을 통해 공급하는 전자신문은 물론임대위성.CATV를 통한 뉴스공급,CD 롬에 정 보를 담아 제공하는 등 모든 방면의 사업다각화를 시도하고있다』고 밝혔다.월시는『전자신문이 대세이긴 하나 PC와 위성 직접수신,또는 CATV중 어느 것이 가장 주요한 전달수단이 될지는 알수 없다』며『모든 경우에 대비한 노하우를 미리 축적해 놓는 것만이 언론사의 사활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월시는『뉴욕타임스 전자신문은 극장가.식당.쇼핑.공연정보등 가벼운 생활뉴스만을 공급해 광고수입을 노리고 있다』며『다우 존스등 전문정보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회사들에 비해 종합일간지가 전자신문에 뛰어들어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의미있는 부스는 매킨토시컴퓨터로 유명한 애플컴퓨터사.매킨토시를 이용한 편집전산화시스템(CTS)개발로 신문제작의 혁명을 가져온 애플사관계자들은『곧 온 라인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혀 통신망사업에 도전장을 냈다.당초 애플사는 자신 의 하청.협력회사들과 필요한 정보를 주고 받기 위해 내부용으로 온 라인망을 구축했었으나 이를「E-World」라는 상품으로 확대시켜 장사를 시작한다는 것이다.애플사의 이같은 결정은 결국「PC와 통신과의 결합」이라는 미디어계의 대세를 그대로 반영해 주고 있었다. 반면「넥시스」라는 법률.의학정보데이터 베이스로 국내에서도널리 알려진 미드 데이터 센트럴社부스의 관계자들은『대용량컴퓨터를 통한 사업에만 초점을 맞춰오다 결국 회사가 PC업자에게 매각될 것 같다』고 전해 PC를 겨냥치 않은 모든 정 보사업의「최후」를 일러주고 있었다.
NEXPO는 이와함께 전자신문을 위해 필수적인 통신설비와 각종 정보의 데이터베이스화에 전력을 쏟는 美신문업계의 추세를 극명히 보여주었다.
이 행사를 주관한 NAA 부총재 하워드 에이칠러는『미국.캐나다 4백59개 신문의 올해 지출계획중 전화와 오디오.비디오텍스.위성등이 포함된 통신분야 지출이 지난해보다 39.7%나 증가한 2천7백만달러로 기타 장비 구입(12% ).시 설확장비용(14%)의 3배에 이르고 있다』고 밝혔다.그에 따르면 美신문업계의 올 장비구입비가 평균 12%인상된 반면 데이터베이스화와 직결되는 전자도서관시스템(Electronic Library System)의 구축비용은 前年보다 1백 % 가까이 늘어났다는 것으로「미래신문」으로의 발빠른 행보를 감지케 해주었다.
NEXPO 워크숍중 관심을 집중시켰던「주문형 신문의 재평가」(29일)에서 토론자들은『더 이상 모든 면을 다 읽지 않는 독자들의 다양한 주문에 따라 정보를 분야별로 재가공하고 관련광고만을 덧붙여 서비스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제이 T해리스.샌 호제이 머큐리 발행인)고 의견을 모았다.
이미 NEXPO전시장에는 날씨정보만을 전문으로 공급하는 Weather Data社,대학관련 정보전문(UMI),부동산정보전문(MMIS)등의 다양한 데이터베이스 공급회사가 신문사와의 합작을 노리고 있어「정보의 전문화」추세를 반영했다.
NEXPO를 정리하는「신문의 전략 방향」워크숍에서 참석자들은『어느 해보다 격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문은 기존의 투자이익을지키기 위해서라도 급격한 기술의 변화를 좇아가야 한다』(릭 카스퍼.헤럴드 선 발행인)고 입장을 정리했다.NA A수석부총재 조지 R 카쇼는『지난 40년간을 되돌아보건대 기술발전과 이에 따른 신문사업의 패러다임변화는 시기마다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했다』며 차분한 대응을 요구한 뒤 『신문의 단기간의 목표는 무엇보다 기술을 축적하며 독자.광고주들 의 수요와 욕구를 면밀히관찰하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라스베이거스=崔勳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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