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에게묻는다] (18) 안전한 기업에 투자 … 위험 낮고 수익률 높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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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찬바람이 불면서 배당주 투자에 관심을 기울이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배당을 많이 하는 종목은 일반적으로 여름을 지나 가을에 접어들면 배당에 대한 기대 때문에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많다. 세이에셋코리아자산운용의 ‘세이고배당주식형’ 펀드는 한국 펀드시장에서 배당주펀드의 원조다. 2002년 4월에 설정돼 만 5년이 훌쩍 넘었다.

지난해 단 한 차례 코스피 상승률(3.99%)보다 조금 못한 2.43%의 수익률을 낸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시장을 넘어서는 꾸준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 설정액을 보면 실망스럽다. 2005년 말 4700억원을 넘어서던 설정액은 최근 800억원대를 턱걸이하고 있다. 세이에셋의 조경수(40·사진) 주식운용팀장에게 물어봤다.

 -설정액이 너무 줄어 전성기가 지난 펀드의 노쇠 현상처럼 보인다.

 “동의할 수 없다. 2005년 이후 가파른 상승장이 이어지다 보니 높은 수익을 내는 성장형 펀드로 옮겨간 투자자들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투자는 수익률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 위험 요인도 고려해야 한다. 배당주펀드란 원래 일반 성장형펀드보다는 낮으나 주식혼합형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고 투자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배당주펀드의 특성을 잘못 이해한 투자자들이 많았다. 투자문화가 성숙해지면 돌아오는 투자자들이 늘 것으로 믿는다.”

 - 타사 배당주펀드보다 수익률이 떨어지는데.

 “순수하게 고배당주에만 투자하는 펀드는 세이가 유일하다. 우리는 투자 원칙을 지킨다. 다른 곳은 배당주에다 다른 성격의 것을 섞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만큼 배당주 투자의 장점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의 장기 수익률 기록을 보면 꾸준히 낮은 위험도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려 왔다.”

 -어떤 종목에 주로 투자하나.

 “배당을 많이 주는 성숙단계에 있는 기업이 대상이다. 7월 말 기준으로 포스코와 국민은행의 보통주, 대신증권·우리투자증권·에쓰오일의 우선주가 주요 보유종목이다.”

 -우선주는 유통물량이 적어 환매가 집중되면 수익률 방어에 어려움을 겪을 텐데.

 “펀드 성격상 배당수익률이 높은 우선주 편입이 많다. 지적한 대로 우선주 투자의 구조적 어려움이 있다. 이 때문에 우선주를 비롯한 유통물량이 적은 종목의 비중을 전체의 30% 미만으로 조정하고 있다.”

 -배당주펀드의 위험 요인은.

 “대형 성장주, 테마주 등이 시장을 주도할 경우 상대적으로 시장 수익률보다 떨어질 수 있다. 세이고배당은 단기적으로 고수익을 추구하는 펀드가 아니다. 투자위험에 대해 보수적인 투자 성향을 가진 투자자에게 적합한 펀드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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