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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유·제과업계 출산율 낮아 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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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아이를 적게 낳는 저출산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관련 산업에 비상이 걸렸다. 출산율 저하로 유.아동 제품의 수요가 줄면서 분유.유아복.제과 등의 매출이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수요층의 연령을 높여잡거나, 고가 브랜드를 내놓는 등 저출산 한파를 비켜가기 위한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제과업계는 저출산 시대를 맞아 과자 위주의 제품군에서 탈피, 고가 기능성 제품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어린이 인구가 갈수록 줄어들기 때문에 제과업체들의 생존전략은 소비연령층을 끌어올리는 것밖에 없다"며 "상대적으로 소비연령층이 높은 건강 기능성 제품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오리온 제과는 지난달 초 수용성 식이섬유를 함유한 껌 형태의 다이어트 식품 '미라인'을 출시, 백화점과 인터넷몰을 통한 제품판매에 나섰다. 오리온제과 박재능 과장은 "다이어트껌 출시와 함께 금연껌.구강살균껌 판촉을 더욱 강화하는 등 껌.과자 위주의 기능성 제품 마케팅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건강기능성 식품 브랜드 '헬스원'을 내놓은 롯데제과는 올해 유통망을 기존 편의점 위주에서 할인점.인터넷 쇼핑몰로 대폭 확충하고 건강사업부 기능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해태제과도 지난해 말 항스트레스 껌과 자체 브랜드의 유기농 쌀을 출시하는 등 건강 기능성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하이푸드팀'을 발족한 크라운제과는 연내 직장여성을 타깃으로 한 식이섬유 스낵 등 세 가지 이상의 기능성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우유업계는 '임페리얼 드림'(남양유업) , '앱솔루트 명작'(매일유업), '산양분유'(일동후디스) 등 고급 브랜드 분유에 승부를 걸고 있다. 성인층을 타깃으로 한 건강성 우유제품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지난해 검은 콩 우유로 재미를 톡톡히 봤던 우유업계는 최근 '녹차우유'(롯데햄우유), '현미우유'(빙그레) 등을 내놓았다.

국내 분유시장 1위 업체인 남양유업은 30% 이상을 차지하던 분유매출이 20% 미만으로 떨어지자 올해부터 '불가리스 프라임'등 기능성 발효유와 우유에 대한 마케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유아복 업계도 출산용품 판매가 줄자 고가 유아복의 매출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유아용품 업계 1위인 아가방은 지난해 기존 브랜드에 비해 가격이 15% 정도 비싼 '에뜨와' 브랜드를 선보였다. 이런 고급화 바람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부 브랜드는 소비연령층을 0~3세에서 3~7세로 높였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유아복 매장을 대폭 줄여 12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아동복 매장으로 바꾸었다. 롯데백화점도 올해 아동복 매장을 고급 수입 브랜드 중심으로 바꿀 계획을 세우는 등 유통업계도 저출산화 현상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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