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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222. 핸드폰-휴대전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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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한국이 휴대전화 보급률 세계 1위라고 한다. 요즘은 시골 노인이나 중.고등학생까지 휴대전화가 없는 사람이 없을 정도며, 심지어 초등학생까지 사 달라고 졸라 댄다.

이처럼 일상화하고 친근한 물건이지만 핸드폰.휴대폰.휴대전화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편한 대로 부르고 있어 용어의 정리가 필요한 것 같다.

우선 '핸드폰(hand phone)'은 제대로 된 영어 단어가 아니다. 정확하게는 '셀룰러폰(cellular phone)' 또는 '모바일폰(mobile phone)'이다. '셀룰러폰'(줄여서는 셀폰)은 미국식 표현이고, '모바일폰(모빌폰)'은 영국식 표현이다.

국제화 시대에 상황에 따라선 외국어를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핸드폰'은 우리만 알아듣는 엉터리 영어이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마땅하다.

이런 사실을 반영해 우리말과 적당히 섞어 '휴대폰'이란 용어도 사용하고 있으나 어설프기는 마찬가지다.

'가지고 다니는 전화'라는 뜻으로 '휴대전화'라고 부르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속도의 시대, 축약의 시대에 '휴대전화'가 '핸드폰' '휴대폰'보다 한 글자 길기는 하나 올바른 우리말 사용이라는 당위성에서 앞선다.

간혹 신문의 제목 등에서 좁은 공간 때문에 불가피하게 '휴대전화'를 '휴대폰'이라 줄여 쓰는 경우가 있으나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핸드폰'이란 용어는 아예 버려야 한다. 꼭 영어를 쓰고 싶으면 '셀룰러폰' 등으로 하면 된다.

배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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