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자로 본 중국 ⑥ 공산주의청년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2000년대 초 중국에선 '대청시대(大淸時代)'라는 말이 유행했다. 중국을 이끄는 9인의 정치국 상무위원 중 4명이 칭화(淸華)대학 출신임을 풍자한 것이다. 최근 중국의 유행어는 '퇀파이(團派)' 시대다. 퇀파이는 공산주의청년단(共靑團) 출신을 뜻한다. 공청단은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권력 기반이다. 후는 1984년부터 1년간 공청단 중앙 제1서기를 맡았다. 2002년 공산당 총서기에 취임한 후는 3년 동안 무려 150명의 공청단 출신을 차관보급 이상 요직에 배치했다.

15일 개막될 중국공산당 제17차 전국대표대회에서도 리커창(李克强) 랴오닝성 당서기 등 공청단 출신의 약진이 예상된다.

공청단은 1920년 8월 상하이에서 중국사회주의청년단이라는 이름으로 발족했다. 1921년 7월 창설된 중국공산당보다도 빠르다. 한동안 공청단과 공산당의 관계가 모호했다. 그러나 1923년과 1925년의 공청단 대회를 통해 '공청단은 공산당의 지도에 복종한다' '공청단의 정치활동은 당의 감독과 지도를 받는다'로 정리됐다. 1925년엔 이름을 사회주의청년단에서 공산주의청년단으로 바꿨다.

82년엔 '공청단은 공산당의 예비 역량'으로 규정됐다. 공산당 영도 아래의 청년 군중조직으로, 실천 과정을 통해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를 배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18세부터 입당 가능한 공산당원과 달리 14세부터 단원이 될 수 있다. 28세가 되면 간부직을 맡지 않는 한 단을 떠나야 한다.

공청단원은 2005년 현재 7215만 명에 이른다. 공청단이 배출한 대표적 인물로 후야오방(胡耀邦) 전 총서기, 왕자오궈(王兆國) 전인대 부위원장, 리루이환(李瑞環) 전 정협 주석이 있다. 후진타오 주석 세력 기반으로서의 퇀파이는 82~85년에 중앙 혹은 성급 행정 단위의 공청단 조직에서 간부직을 맡으며 후 주석과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은 인물들이라고 할 수 있다.

유상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