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값 내리고 또 내리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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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수입차 업계의 가격 인하 경쟁이 가속되고 있다.

폴크스바겐코리아는 1일 출시한 2008년형 제타 2.0 TDI의 가격을 2007년형보다 300만원 싼 3190만원으로 책정했다. 2008년형은 오디오에 MP3플레이어를 추가하고 가죽 시트를 고급 직물 시트로 바꾸는 등 일부 옵션을 조정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박동훈 사장은 “이번 가격 조정은 합리적인 가격대로 새로운 고객층을 공략하고 수입차의 대중화를 주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폴크스바겐은 지난달에도 2008년형 골프 2.0 TDI를 출시하면서 값을 500만원 내린 바 있다. 이런 공격적 가격 인하 정책은 미쓰비시 등 일본 대중차 브랜드의 한국 진출을 염두에 뒀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근래 한 달 평균 20여 대씩 팔리던 골프 2.0 TDI는 2008년형 출시 이후 101대가 팔려 가격 인하 효과가 어느 정도 나타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도 다음달 내·외관을 새롭게 디자인한 C클래스를 출시하면서 가격을 대폭 내린다. 엔트리급 모델인 C200K의 가격을 4000만원대 후반으로 책정할 방침이다. 기존 C클래스 중 가장 싼 모델인 C230V가 5690만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700만원 이상 내리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업체인 BMW에 뒤지지 않고 젊은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5월 BMW가 촉발한 가격 인하 경쟁에 벤츠까지 동참하면서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대성 한국수입차협회 전무는 “한국의 수입차 시장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에 가격이 더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차 출시 계획이 없는 수입차 브랜드는 각종 금융 혜택을 통해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크라이슬러코리아는 이달 한 달 동안 크라이슬러 뉴세블링과 300C 디젤, 닷지 캘리버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등록·취득세를 지원한다. 크라이슬러 PT크루저와 닷지 다코타에 대한 24개월 무이자 할부 행사도 함께 진행한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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