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선정국 명암/여/발빠른 출정식/불운겹쳐 난감/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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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여/“집권중반 운영에 영향”총력전/야/공천자 사망·구속,인물난 가중
보선정국의 시작을 앞두고 여야의 명암이 갈리고 있다.
경주시와 영월―평창의 공천자를 확정한 민자당은 24일 영월과 또하나의 보선예상지역인 대구에서 당원현지교육을 가졌다.명분은 교육이나 사실상 출정식이다.
반면 야권은 하룻새에 유력한 공천후보들이 사망 또는 구속의 불상사를 당하는 재난에 부닥쳤다.민주당은 유력후보를 잃은 대신 관권탄압 공방으로 선거전을 몰고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보선준비와 관련해 우선 민자당의 발걸음이 빨라보인다.민자당은 24일 대구와 영월에서 핵심당원에게 교육을 실시했다.대구역시 수성갑출신의 박철언의원이 의원직을 잃을 가능성이 높음을 감안하면 두곳 다 보선지역.현지를 찾은 고위당직 자들은 공천과정의 앙금을 털고 당원들이 단합할 것을 당부했다.
영월교육에는 김종필대표와 강삼재기조실장및 강원지역의원들이 참석했다.공천자로 확정된 김기수전경찰청차장도 나서 지원을 당부했다.대구에는 문정수총장과 최재욱부총장및 대구지역 원내·외지구당위원장 전원이 참석했다.공천내정자인 정창화 수성갑 위원장이「우루과이 라운드협상과 대책」을 설명하는 강사로 연단에 섰다.
경주에서의 당원교육은 7월1일 실시될 예정이다.
민자당이 야당에 앞서 서두르는 이유는 이번 보선의 의미가 간단치 않기 때문.
성적이 저조하면 김영삼대통령의 집권중반 운영이 여의치 않게 된다.북핵문제처리와 UR비준,내년초의 지방자치선거에서 고전할 것으로 예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또한 선거지역도 부담스럽다.「TK정서」가 들먹여지는 대구·경북에서 2개,강원에서 1개의 선거를 해야한다.
○…여당 주자가 확정됨에 따라 신발끈을 매어보려던 야권은 갑자기 겹친 불운에 난감한 표정이다.
민주당이 영월―평창에 공천하려던 김경내위원장이 23일 교통사고로 숨졌고 경주에서 야권공동후보로 거명되던 김양호 전경북일보사장은 사문서 위조혐의로 구속됐다.모두 13대와 14대총선에서 선전했던 인사들이다.대안마련도 쉽지않아 야권의 인물난은 가중되고 있다.
민주당은 우선 김씨의 구속을「공권력 남용」으로 비난하며 공세를 펴고 있다.박지원 민주당대변인은 즉각『3년전 일로 김씨를 전격 구속한 것은 출마를 방해하려는 시도』라고 규정하고 『과거 군사정권과 다를바 없는 정치탄압』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도 야권은 경주와 영월―평창 모두 여당의 조직분규가 있어 여권후보가 난립한다면 기대해볼만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김교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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