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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 답사여행 붐인다-兪弘濬교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南道일대의 잊혀져 가는 문화유산을 소개한 영남대 兪弘濬교수(45)의『나의 문화유산 답사기』가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직장인.교사.대학생등 주로 지식인 층에서 여름휴가를 이 책에 소개된여행코스를 따라 답사하며 보내는 유적답사 붐이 일고 있다.
「국제화다」「해외여행이다」하는 바람 속에서 잊혀져 가던 우리의 애틋한 유적들의 소중함을 한권의 책이 일깨워 준 것이다.
이름없는 절터.유배지등 남도일대 문화유산의 역사적 내력과 숨은 사연을 兪교수 특유의 미학적 표현으로 소개한『나의 문화…』는 지난해 5월 출판된 뒤 유별난 광고를 한 것도 아니지만 입에서 입으로 내용이 전해지며 1년만에 50만권이 팔려나가는 스테디 셀러가 됐다.
『저자로부터 직접 얘기좀 들어보자』는 독자들의 성화가 빗발치자 서울종로구혜화동 학전소극장엔 지난 1월부터 3개월동안 兪교수의 강좌도 개설됐고 수강생이 5백여명이나 몰리는 성황을 이루자 극장측은 다음달부터 제2차 강좌를 준비중이다.
강좌에 참석한 수강생을 중심으로 회사.대학마다 유적답사 동호회까지 결성되는등「우리의 것부터 제대로 알자」는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兪교수의 책 때문에 가장 직접적인 혜택(?)을 본 것은 역시책에 소개된 전남 강진지역이다.
책에 소개된 월출산~강진~보길도~대흥사~운주사로 이어지는 3박4일 코스가 답사여행의 정통코스처럼 정착되면서 여행객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들어온 것이다.
강진의 茶山草堂은 92년까지만 해도 한해 평균 3만여명 정도의 관광객이 찾아왔었지만 지난해『나의 문화…』가 발간된 직후 방문객이 폭주,12만명이 찾아왔다.올해는 15만명 이상을 예상하고 있다는게 강진군청의 말이다.
청와도요지.무위사.영랑생가등 강진지역 전체 관광객도 한해 평균 14만여명에서 46만여명으로 3배이상 늘어났다.
유적답사를 다녀온 사람들이 우리문화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는것이 가장 큰 소득이다.
(株)종합기술금융 朴泰成씨(27)는『지난해「나의 문화…」를 읽고 감명받아 대학친구들과 경주남산.감은사터 답사여행을 다녀와우리 문화.우리것.내땅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꼈다』며『올여름엔가족들을 모두 데리고 3박4일의 남도답사 1번지 코 스를 다녀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양천구 지역신문인 남부신문 沈仁澤편집장(30)은『이달말 선착순 40명 정도의 남도답사여행을 계획했는데 불과 이틀만에 1백여통 이상의 전화가 쇄도,깜짝 놀랐다』며 일반인도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저자 兪교수는『먹고 마시는 여행문화가 보편화 돼있는 현실 속에서도 사람들은 뭔가 배울 수 있는 건강한 여행문화에 대해 잠재적 욕구를 갖고 있다』며『답사 여행이라는 새로운 문화가 생겨난 것만으로도 책의 출판은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 다.
관광수입도 짭짤하게 올리고 무엇보다 잊혀져 가던 문화유적의 의미를 도시사람들에게 일깨워준데 감사하기 위해 강진군은 22일군민회 이름으로 兪교수에게 감사패를 증정한다.
충북등 다른 지역의 도청으로부터『제발 우리지역도 책속에 넣어달라』는 민원(?)을 받고 있는 兪교수는 7월초께 지리산 동남쪽인 경남 함양.산청,영풍 부석사등 잘 알려지지 않은 문화유적을 소개하는『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2편』을 펴내기 로 했다.
〈崔相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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