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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방탄차, 문짝 하나 무게만 100Kg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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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2일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제 2차 남북 정상회담 때 메르세데스 벤츠 S600를 타고 방북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노 대통령의 전용차가 북한 도로의 안전 상태를 점검하고 지형을 익히기 위해 경기 파주시 남북출입국관리사무소를 통과했다. 모습을 드러낸 차종은 벤츠 S600. 현재 노 대통령은 미국 포드사의 링컨 콘티넨털, 독일 BMW사의 최고급 모델인 760Li, 메르세데스 벤츠 S600, 현대 에쿠스를 의전 차량으로 이용하고 있다.

◇노 대통령이 타는 방탄차= 벤츠 S600는 처음부터 국가원수용 방탄차로 주문 제작된다. 특수합금과 강화유리 등을 사용해 무게는 양산용보다 1.5t 이상 더 무거우며 타이어가 터져도 시속 80~100km로 달릴 수 있다. 시중에 나와있는 양산용(2억6000여 만원)보다 수억원 더 비싸다. 벤츠의 한 관계자는 “S600은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보장한다”며 “타이어가 펑크가 난 상황에서의 주행 지속 기능, 화재 공격 시 자동 작동되는 스프링쿨러 시스템, 발사체가 연료 탱크에 접촉할 때 연료 탱크가 자동으로 폐쇄되는 기능 등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방탄차 생산업체 없어=전용차량을 타고 육로를 달리는 것은 분단 55년 만에 처음 있는 일로 그 의미가 깊다. 마음 같아선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자동차 생산국인 만큼 국내에서 생산되는 차량을 타고 싶지 않았을까. 세계 10대 자동차 생산업체 중 캐딜락(미국), 벤츠ㆍBMW(독일), 푸조(프랑스), 닛산ㆍ도요타(일본) 등은 대부분 방탄차 제작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 등 국내 자동차 업체는 수요-공급의 법칙 등을 이유로 제작하지 않는다. 현대차 한 관계자는 “기술력은 가지고 있으나 국내 수요가 많지 않아 경제성 부분에서 떨어진다고 판단, 방탄차를 생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사부터 차 외판 프레스까지 새로 제작해야 하는 수십억 원의 비용과 3~4년 정도 걸리는 연구개발 기간이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자존심과 광고 효과=나라의 국가 원수가 자국에서 생산된 방탄차를 타는 것은 그 의미도 대단하지만 남북정상회담 처럼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특별한 이벤트에서는 그 광고 효과가 만만치 않다. 대림대학 자동차공학과 김필수 교수는 “방탄차는 자사의 대외적인 이미지 제고를 위해 제작되기도 하고 실제 수익모델로서도 활용도가 높다”며 “이미 국산 방산 기술 및 물량이 외국에 수출되는 요즘 방탄차 개발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국가 정상이 타는 방탄차의 영향은 국가 브랜드를 높이고 광고 효과가 상상을 초월한다”며 “이제라도 국내 자동차 업체는 방탄차 개발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지은 기자

벤츠 S600 가드는?
벤츠 S600 가드는 유로 표준인 B6/B7 레벨(Highest Protection)에 상응하는 안전성을 보장한다. 특수 군사용 무기나 그 밖의 위협적인 투사물을 견뎌내는 저항력을 가지고 있으며 수류탄이나 기타 폭발물에도 끄떡없는 내구성을 지니고 있다. 방탄판은 군용 소화 장비로 고압 분사를 해도 별 무리가 없고 견고한 이음매와 잠금 장치 때문에 4개의 도어만 각각 100㎏ 이상이 나간다. 방탄 유리의 경우도 폴리카보네이트층이 한층 강화돼 화재 시에도 그 형태를 유지할 수 있다. 이밖에 기관총 사격으로부터의 방어 기능, 독가스ㆍ세균을 막을 수 있는 화생방 능력, 자체적인 산소공급장치 등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600 가드는 5.5ℓ V12 엔진에 최고출력 517마력, 최고안전속도는 210㎞/h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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