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시간 반으로/답변도 바로바로/달라지는 국회/장황설은 안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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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핵심만 짚기에도 시간 모자랄판/「요지」 미리보내 충실한 답변유도
이달말 열릴 임시국회 본회의장.새 국회법에 따라 달라질 풍경을 미리 그려본다.이영덕국무총리와 국무위원들을 상대로 대정부 질문을 던지는 여야의원들은 다소 서두르는 기색이 역력하다.질문시간이 과거 30분에서 15분으로 반감됐기 때문이다.
의원들은 대체로 현안과 쟁점에 대해 요체만 간결하게 묻거나 따진다.자기지역과 청와대 또는 동교동을 의식한 장광설이나 호통위주의 사족은 될수록 삼가려는 모습이다.때문에 과거와 달리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답변준비를 위한 정회시간도 짧아졌다.의원들이 질문 48시간 전에 질문요지서를 정부측에 보냈기 때문에 답변 준비시간도 줄어든 것이다.
대정부 질문일정이 끝난뒤 중요한 현안이 돌출했다.몇몇 여야의원들이 동료의원 20명이상 찬성을 얻어 본회의장에서 정부를 상대로 질문할 것을 국회의장에게 요청했다.의장은 이들 의원의 질문요구서를 접수한뒤 운영위원회와 협의해 본회의를 소집했고 질문신청 의원들은 본회의 개시후 60분 이내에 궁금한 것들을 물었다.현재 영국·독일의회에서 채택중인 이른바 긴급현안 질문제도가 우리 국회에서도 첫 선을 보인 것이다.
대정부 질문에 이어 열린 각 상임위 전체회의도 예전과는 달리 짜임새가 있어 보였다.미국의회의 라운드시스템이 도입돼 발언을 원하는 의원들이 처음 발언할 때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15분씩 발언시간이 주어졌다.그래서 발언독점·중복발언·연 설식 발언등 폐단이 많이 줄어들었다.
또 정보위원회가 신설돼 안전기획부가 창설된지 32년만에 국회의 통제를 받게 됐다.
이상은 여야가 1년이상 줄다리기해 온 국회법 개정작업이 완결됐을 경우를 가정한 국회의 달라진 풍경이다.여야는 그동안 14대국회 제2기 원구성을 위한 국회법 개정문제에 대해 절충을 벌여온 결과 본회의 발언시간 단축등 50여가지 제도를 개선하거나 도입하기로 합의했다.여야가 남은 쟁점인 국회의장 당적이탈,인사청문회 도입문제등에 대해 최종 결론을 내릴 경우 국회는 곧바로 소집돼 국회법을 개정하고 그에 준거해 활동양태를 바꿔 나갈 것이다.
이밖에도 달라질 국회 풍속도는 많다.
우선 국회 원구성을 법정화해 정쟁발생 소지를 없앴고 국회활동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매년 1월10일까지 연간 기본 운영일정을 수립해 공표하도록 했다.또 폐회중 상임위 활동횟수도 월1회에서 2회로 늘렸고 의원들이 본회의 표 결행위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도록 투표자및 찬반의원 이름을 회의록에 기재하는 기록표결제도도 일정한 요건을 갖출 경우 실시하기로 했다.
이밖에 본회의에서 의원발언 기회확대를 위해 국회 심의안건이나 기타 중요 관심사에 대해 의원들이 5분간 발언할수 있는 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이상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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