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남북정상회담 南측의 예비회담 제의 어떻게 받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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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28일에 남북정상회담 예비접촉을 갖자는 우리측 제의에 北韓이어떻게 나올지 관심이다.
북측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는 정상회담 성사 여부와 함께 카터 前美대통령을 통해 정상회담을 제의해온 속마음을 읽는 열쇠가된다. 우리측은 예비회담 제의를 해놓고 北韓의「예스」냐「노」냐는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
北韓이 전례를 따른다면 3일후 쯤 답을 해올 것으로 예상된다. 金日成주석이 카터 前대통령에게「빠른 시일내에」정상회담을 갖자고 먼저 제의한 만큼 정상회담에 열의가 있다면 그보다 먼저 답을 해올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전례대로 3~4일후에 답을 하거나 더 늦어진다면 北韓이 韓國의 즉각적인 수용과 예비회담 제의에 미처 준비가 덜되어있거나 카터와의 대화가 그저 지나간 얘기였을 가능성도 시사한다. 이경우 정상회담의 조기 개최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는데 무리가 없다.
우리측 제의에 대한 北韓의 반응은 여러 형태가 될수 있다.
우선 거부,혹은 수락의 선택이다.이는 北韓이 어떤 목적에서 정상회담을 제의했는지와 관련된다.
현상황에서 북한은 정상회담을 먼저 제의했고 거부할 경우 金日成주석과 그의 메시지를 전달한 카터前대통령의 신뢰를 치명적으로손상시킬 것이기 때문에 거부보다는 수락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수락의 경우 이번을 특수한 경우로 보면 달라질지 모르지만 우리의 제의를 그대로 받지만은 않는 것이 그동안 北韓의 행태다.
우선 金주석이『대통령급 이하가 만나선 의사전달에 문제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보면 우리측의 부총리급 예비회담제의를 수용해이들이 판문점이나 서울.평양을 방문,정상회담의 일시.장소.의제를 정하자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북한이 예비접촉 을 수용하더라도 우리측 제안인 28일 접촉을 수용할지는 의문이다.항상 우리측이 제시한 날짜와는 다른 선택을 해왔기 때문이다.
다른 선택을 한다면 28일 전보다는 그 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北韓은 美國과의 3단계 고위급회담 개최 분위기가 고조되지않은 상황에서 서둘러 南北韓접촉부터 가질 생각은 적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北韓은 예비접촉에 李洪九부총리의 카운터파트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급을 내보낼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는 남북관계의 실무만 줄곧 맡아온 全今哲.林春吉.安炳洙나 서기국장 白南俊등이 대표단장 후보로 꼽힌다.
이같이 예비접촉을 준비하면서도 북한은 예비회담의 의제에서 정상회담때 논의할 것등에 많은 생각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예비회담에서 일시.장소만 논의하자는 우리측 입장에 의제도 논의해야 한다거나「정상회담에서 어떤 의제도 다룰수 있다」는 확약을 받으려 할 가능성이 있다.
정상회담을 늦추기를 바란다면 쌍방 최고수뇌가 처음으로 만나는데 의제가 없어선 곤란함을 주장할 수 있다.
또 대화와 압력을 병행해선 곤란하다며 유엔 안보리의 對北제재결의 추진 포기를 요구할 수 있다.회담장소는 제3국이 유력할 수도 있으나 어디서나 만나겠다는 金泳三대통령의 입장에 따라 북한은 1차회담을 평양에서 갖자고 나올 가능성이 크나 의외로 서울회담을 제의할 수도 있다.
金주석은 카터를 통해 국제적 이미지를 바꾸는데 성공했듯 서울방문으로 한국사회의 對北인식의 근저를 흔들어놓을 수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兪英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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