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膾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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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膾는 고기(月.肉)를 잘게 썰어 지방분은 빼고 살점만 모아 놓은(會)것이다.따라서 본디 생선회가 아니라 고기회,즉 肉膾(육회)를 뜻한다.중국 사람들은 날 것을 먹지 않는데 육회만은 매우 즐겼다.주로 제사에서 사용됐는데 공자와 맹자 도 육회를 즐겨 먹었던 것으로 유명하다.
한편「炙」는 고기와 불(火)의 결합이므로「구운 고기」다.
우리의 불고기에 해당되는데 역시 제사에 올렸다.그러니까「膾炙」란 祭祀에 올렸던 고기음식인 셈이다.
제사음식은 맛이 있다.그 중에서도 고기요리라면 누구나 군침을흘리게 마련이다.이처럼 다들 좋아했으므로 후에 膾炙는 사람의 입에 자주 오르내린다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韓(한악)은 9세기말 당나라 말기때 사람이다.성품이 너무 강직해 눈에 거슬리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꾸짖었다.결국 당시 실권을 쥐고 있던 朱全忠에게 밉보여 좌천당하기도 했다.
그는 또한 총명해 10세 때 이미 시를 지었는데 당시의 풍격을 일신한 새로운 시를 써 크게 환영을 받았다.주옥같은 작품 수백편이 당시 사람들의 입에서 떨어지지 않았다고 해「人口에 膾炙」되었다는 고사가 있게 되었다.
鄭 錫 元 〈한양대중문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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