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진화된 럭셔리 캠핑, Glamping!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마이프라이데이캠핑. 그 옛날 지도교사의 우렁찬 명령 아래 ‘보이스카우트’가 학교 운동장을 점령하던 모습을 떠올리고 있다면, 요즘 뜨고 있는 ‘글램핑’에 화들짝 놀랄지 모른다. 먼지, 벌레, 추위, 비를 비롯해 당신이 캠핑을 싫어하는 이유를 모조리 해결한 현대판 캠핑의 세계로 오라

캠핑, 전환점을 맞이하다
캠핑의 역사는 꽤 오랫동안 지속돼왔다. 나치에 의해 몰살되다시피 했던 집시의 유랑 생활도 어찌 보면 캠핑 역사의 일부분일 것이다. 돈은 없지만 여행은 하고 싶고, 남에게 아쉬운 소리 해가며 잠자리를 청할만큼 낯이 두껍지 못한 많은 이들이 캠핑을 선택해왔다.

사람들은 나무 밑에서 침낭을 돌돌 말고 잠을 청하기 시작했고 얼마 후 몸집보다 큰 텐트를 설치했다 접는 일을 반복해야 하는 캠핑 스타일에 지친 이들을 위해 ‘캠핑카’(그리고 캠핑 트레일러)가 도입됐다. 하지만 캠핑 횟수를 생각하면 캠핑카는 상대적인 비용이 어마어마한 데 비해 호텔 같은 편안함이나 만족감을 제공하지는 못한다. 인간의 불만은 변화를 낳는다. 그리하여 캠핑의 역사는 다시 진화기를 맞이했다.

일반적으로 여행이라 하면 그물침대에 누워 바닥까지 투명하게 비치는 바다를 감상하는 ‘휴식’, 또는 유명 관광코스를 따라 유적지나 쇼핑몰을 전전하는 ‘관광’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요즘 여행의 목적은 한단계 더 나아가 기존의 목적을 포함한 ‘체험’에 가까워 졌다. 특히 이미 가볼 만한 곳은 다 가본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들 중에는 어딜 가나 비슷한 풍경의 리조트나 미술 교과서의 작품을 감상하는 식의 관광에 질린 경우가 많다.

그들은 새로운 경험을 원한다. 아침에는 강가에서 카누잉을 해보고, 낮에는 숲에서 야생 동물들을 구경하며, 저녁에는 낚시를 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이런 체험형 코스는 지형적 특성상 캠핑이 동반돼야 한다. 그래서 관광업자들은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하는 기존 캠프를 버리고, 특급 호텔에 버금가는 옵션을 설치한 시설로 그들을 유혹하기로 했다. 글램핑Glamping (럭셔리 캠핑)을 하는한, 그들은 럭셔리하고 스타일리시한 평소 생활을 버리지 않아도 된다. 사서 고생하고 싶지 않은 부유층들의 니즈, 이것이 글램핑의 존재 이유다. 바야흐로 ‘글램핑’ 시대가 도래했다.

글램핑, 소비자의 새로운 니즈 충족
글램핑이란 glamorous와 camping을 합친 신조어다. 오지의 강가나 바닷가, 숲에 텐트를 설치하기 때문에 일반 캠핑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캠핑 코스와 텐트 내부를 둘러보면 천양지차다. 한마디로 덤불 속을 걷는 여행을 할지라도 잠은 좋은 곳에서 자고, 호텔 수준의 서비스를 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캠핑이라 할 수 있다.

텐트 바닥에는 고급스러운 페르시아산 카펫이 깔려 있으며 TV, 스테레오, 컴퓨터, 인터넷 등 디지털 기기들은 기본 아이템이다. 휴가를 보내러 왔으면서도 일을 놓지 못하고 온라인으로 보고를 받거나 업무에 매달려야 하는 CEO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장치다.

또 사파리 체험을 한다고 해서 남들이 볼까 걱정하며 수풀 속에서 생리 현상을 해결할 필요도 없다. 청결하고도 특별한 화장실뿐만 아니라 증기탕, 욕조, 스파 시설 등도 글램핑 스폿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들이다. 바닷가에 위치한 곳에는 프라이빗한 발코니까지 겸비돼 있다.

야외에서 식사를 하려면 요리 잘하는 멤버가 꼭 있어야 하는 법.그러나 이 법칙도 글램핑에서는 여지없이 깨진다. 코펠이며 버너를 꺼내 연기로 뒤덮인 어설픈 바비큐에 만족하는 대신, 담당주방장의 프로페셔널한 요리 솜씨를 즐길 수 있다. 아무래도 이국적인 풍미가 느껴지는 현지 전통 음식 메뉴가 많으며 야채는 유기농 제품만을 사용해 고객의 만족감을 높이기도 한다.

그래서 글램핑 마니아들은 한번 글램핑을 경험하고 나면 다시는 유럽 대륙을 열흘 동안 횡단하는 패키지 관광이나 콘크리트 건물을 드나들어야하는 호텔 숙박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글램핑을 경험하려면 오지로 가야 한다. 아프리카의 사파리 여행, 인도와 터키의 요가나 명상 캠프 등 대도시보다는 소도시, 선진국보다는 제3세계 나라들에서 더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캐나다, 뉴질랜드 등 땅덩이가 넓은 나라 에서도 고급 캠프를 갖추고 사람들을 맞이한다.

글램핑, 베이식 캠핑 변화를 주도한다
막스앤스펜서처럼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들도 글램핑 액세서리 라인을 론칭하면서 관련 사업에 뛰어들 정도로 글램핑 시장은 호황기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글램핑이 트렌드라고 해서 모든 해외 캠핑장이 글램핑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아직까지는 북미와 유럽의 상류층들이 주 고객이며, 비용을 아까워하지 않는 일부 젊은이들만 글램핑 트렌드에 동참하고 있다. 시설이 업그레이드된 만큼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각종 옵션을 포함한 최고급 수준의 글램핑은 일주일에 1만 달러이며 저렴한 기본 코스로 간다고 해도 1박에 300달러 정도는 필요하다. 어찌보면 숙박 시설만 콘크리트 대신 나무 또는 직물로 만들어진 텐트일 뿐인 호화여행으로 보인다.

그래서 순수한 캠핑 마니아들은 글램핑이 진정한 캠핑에 속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도심 속의 딱딱한 풍광을 잊고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는 캠핑 여행을 좀 더 편안하게 하길 원하는 수요가 있는 것은 분명 사실이다. 또 이를 충족시키는 공급책이 있다는 현실이 잘못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글램핑 문화는 일반 캠핑장으로도 조금씩 퍼져나가고 있다. 일례로, 유럽에 있는 대부분의 캠핑장은 무선 인터넷 장비가 깔려 있어 노트북만 있으면 어디서든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며 펜션 느낌의 방갈로나 수영장을 설치해놓은 캠핑장도 꽤 여러 곳 있다. 그래서 해외로 캠핑 여행을 처음 떠난 여행객들은 국내 캠핑장과는 차원이 다른 시설에 깜짝 놀라곤 한다. 앞으로는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 가격이 좀 더 하향 평준화될 것이고, 다양한 나라에서 글램핑을 맛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때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합리적인 비용으로 글램핑 문화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고 말이다.

Hot Glamping Spot
- 키위 컬렉션
호젓한 시골 농장에서 고급스러운 리조트까지 업체 측의 지속적인 조사와 평가로 엄선된 1900개의 숙소를 미리 구경할 수 있다. 숙소를 선택하면 키위 컬렉션에서 해당 업체로 연결해준다. www.kiwicollection.com

- Huzur Vadisi
터키 남부 지역의 바닷가에 자리한 허주르바디시. 요가, 산책, 명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으며 보트 여행, 산행뿐만 아니라 유적지 탐방도 가능하다. 돔 모양의 이국적인 텐트가 독특하다. www.huzurvadisi.com

- 론돌로지 프라이빗 게임 리저브
남아프리카 크루거 국립공원의 사설 사파리 캠프. 파이어니어, 파운더스, 트리 등 다양한 시설이 구비된 다섯 개의 캠프가 있으며 샌드 리버Sand River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캠프 내 풀장이 유명하다. www.londolozi.com

- 포시즌스 캠프
세 나라가 만나는 경계 지역의 밤부 정글에 위치한 캠프. 타이 마사지, 코끼리 트레킹 등 태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체험 코스를 구비해놓았다. 특히 야외에서 다른 사람의 눈을 걱정하지 않고 마사지를 받을 수 있어 신기하다. www.fourseasons.com/goldentriangle

[마이프라이데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