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미 스코크로프트­캔터 WP지 공동기고/해외논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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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제한적 군사행동 검토할때”/북한에 “핵시설 반드시 제거” 인식시켜야
워싱턴 포스트지는 15일 북한핵 문제와 관련,2명의 안보 전문가에 의한 공동 기고문을 통해 미정부의 신속한 강경대응을 촉구했다.브렌트 스코크로프트 전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 글을 기고하기전 로버트 갈루치 미국무부 북한핵 담당 차관보를 만나 미정부 입장을 들었으며,마이크 매커리 국무부 대변인은 그의 기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윈스턴 로드 동아태 담당 차관보도 이 기사가 미국이 처해 있는 현입장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다음은 스코크로프트전보좌관 및 아널드 캔터 전국무부 정치 군사담당 차관보의 기고문 요약.
이제까진 북한이 그동안 얼마나 많은 플루토늄을 재처리해왔는지 확인하는 것이 과제였다.그러나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새로 꺼낸 연료봉들을 재처리하면 핵무기를 4∼6개 만들 수 있다.연료봉을 식히는데 3개월,또 재처리에 3개월 걸리는 것을 감안해도 6개월뒤에는 핵무기 7∼8개가 만들어진다.
북한은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탈퇴하면서 핵확산금지조약(NPT)탈퇴도 위협했다.이「마지막 도박」은 재처리 작업을 시작할 때쯤 경제제재를 구실로 감행될 가능성이 크다.
이제 미국은 어떻게 해야 하나.북한의 독선을 그대로 방치할 것인가.
북한 핵문제는 더 이상 IAEA에 맡겨놓을 때가 아니다.이제야말로 미국이 직접 나서야할 때다.
우리가 견지해야 할 명백한 원칙은 북한이 현재 시도중인 플루토늄 재처리를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북한이 NPT에 남든,탈퇴하든 이것은 반드시 고수돼야 한다.
현재 추진중인 경제제재가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게 하는데 얼마나 힘을 발휘할지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
무조건 지속적인 사찰을 받아 더이상 재처리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지 않으면 재처리시설이 제거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북한에 인식시켜야 한다.그래서 북한이 스스로 양자택일하도록 해야한다.
따라서 제한적인 군사행동으로 북한의 핵재처리시설을 무력화시키는 방안을 검토해볼만하다.이 방법은 북한의 핵개발 의지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데다 원자로 공격시 예상되는 엄청난 규모의 방사능 누출 피해를 예방할 수도 있다.
물론 이런 군사행동은 북한의 반발로 전면전으로 비화될지 모른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다.그러나 지금부터라도 한국의 군사력을 신속히 증강,북한의 남침의도에 대비한다면 그런 불행은 막을수 있다.
북한의 핵 능력은 날로 강화되어가고 시간은 흐르고 있다.
전쟁은 피해야 하지만 끝내 불가피하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나중 보다는 차라리 지금 더이상 머뭇거리지 말아야한다는 것이 우리의 소신이다.<워싱턴=김용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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