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대책안 어디로 갈까/현재 고교생 영향 없을것

◎본고사 폐지 대신 국영수탈피 유도/5개항 방향 긍정적이나 준비 필요
청와대의 수용 거부로 13일 발표와 동시에 공중으로 떠버린 교육개혁위원회의 「대입제도 긴급대책안」은 이제 어디로 갈까. 결론부터 말해 현재의 고1·2년생들은 현재의 입시구조와 큰 차이가 없는 입시를 치르게 된다. 우선 문제의 대책안이 이번의 시행착오를 계기로 전면 재검토될 것이며 본고사 폐지안을 빼고는 대체로 장기적 과제로 추진돼야할 긍정적 내용들이지만 충분한 연구·검토와 여론수렴·법령정비·예고 등 준비기간을 감안하면 1∼2년내 실현이 어려운 것이 대부분. 급작스런 발표로 수험생 등에게 큰 혼란과 불안을 가져온 교개위의 다섯가지 대책안에 대한 앞으로의 구체적 추진 전망을 알아본다.
◇본고사 폐지안=신입생 선발을 대학자율에 맡기려는 정책방향과 정면으로 상충되는 것이어서 강제성을 띤 폐지보다는 부작용을 줄이고 나름대로의 의미를 살리는 방향으로 고쳐질 전망이다.
이번과 같은 일방적인 본고사 폐지안은 다시 나오기 어렵게 된만큼 과열과외 조장의 주범인 국·영·수 위주의 획일적 형태 대신 이들 과목과 무관한 소재를 활용한 논술 등을 교육부에서 대학당국에 지속적으로 권장,오히려 수능시험이 할 수 없는 「학교수업 정상화」 「창의성 교육」 등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학들 스스로도 크게 고조된 비난여론을 의식,국·영·수 위주 출제형태는 점차 피해갈 것으로 보여 96학년도부터는 지금과는 다른 형태의 본고사가 눈에 띄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능시험 변별력=개교위가 내놓은 ▲문항수를 2백개에서 4백개로 늘리고 ▲시험일을 이틀간으로 늘리며 ▲난이도를 더 심화하자는 건의안은 현재의 국립교육평가원 체제와 성격으로는 어렵다.
출제위원 선정조차도 장기간 구금생활의 불편에 따른 대상자들의 기피로 벽에 부딪치고 있는 상황이며 지금의 인력으로는 시험관리가 사실상 불가능해 평가원의 기구확대가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서울대를 비롯한 다수의 대학이 현재 수능시험의 변별력을 크게 불신하고 있어 96학년도에 문항수를 일부 늘린다거나 난이도 조절 등의 작업은 부분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교육부측도 『우선 가능한 부분은 고치겠다』고 말하고 있으며 ▲문제은행식 관리 등을 위한 평가원의 기구확대 ▲출제기관의 민간기구 내지 공사화 등의 방안에 대해 외부 연구용역을 의뢰해 놓은 상태다.
◇내신 개선=학업성적외에 고교 생활기록부를 전형자료로 활용한다는 방안 역시 상당한 준비기간이 필요한 사안이다.
학교생활의 정상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할 문제지만 현재 일선고교의 생활기록부 관리가 대부분 허술하고 공정·신뢰성이 떨어져 입시사정 자료로 활용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학내외 생활·출결상황 등 평가기준의 표준화 작업 ▲교사 스스로 행정문서로서의 공신력을 인식케 하기위한 훈련 ▲학부모·학교의 페어플레이 의식 ▲공정여부를 감시할 장치 등이 교육부 차원에서 먼저 마련돼야 실현이 가능하다. 따라서 96학년도는 물론 그 이후에도 얼마간은 시행이 어려우리란 분석이다.
◇전형자료 다양화=이번 교개위의 대책안중 가장 비중이 큰 항목으로 교육계에서 이미 「궁극의 대입방식」으로 공감을 얻고 있는 사안.
지금까지의 객관적 성적이외에 주관이 개입될 소지가 큰 부분까지를 대학측이 임의로 택해 선발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것인 만큼 국민정서와 여론의 수렴과정을 어느 것보다 충분히 갖춰야 할 부문이다.
일각에서 96학년도부터의 농어촌 학생 특례입학이 거론되고는 있으나 전형자료 다양화 등 여러방안이 종합적으로 검토되기전 실현은 일단 어렵다고 봐야한다.
◇복수지원 활성화=역시 원칙에는 이론이 없는 부문으로 96학년도에 부분적으로 개선이 가능하다.
지금처럼 10여일(전기대)간의 입시기간중 3개일을 입시일로 정하되 추첨방식을 도입,날짜담합을 막는 방법이 가장 손쉬운 것으로 제시되고 있다.
미국식인 「일년내내 분할모집」은 학사일정 운영의 문제와 대학의 입학예상인원 사전산출 불능에 따른 정원조정 문제 등 때문에 장기 과제로 검토돼야 할 것이다.<김석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