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가 넘는 여론조사 지지율을 대선 승리로 연결시키기 위한 전략도 하나하나 가다듬었다.
① 선대위는 최소화, 의원들은 지역으로=이 후보는 다음달 초 선거대책위원회를 발족시킨다. 범여권 경선의 와중에 하루빨리 전열을 가다듬어 '선발(先發) 후보'의 프리미엄을 누리겠다는 거다. 하지만 선대위는 필요한 최소한의 인원으로 꾸려 기동력을 높이기로 했다. 2002년 대선 때 한나라당 의원 대부분이 선대위에 배치돼 지역 관리가 약해진 것을 패인으로 봤기 때문이다.
당연직 선대위원장인 강재섭 대표와 함께 선대위를 이끌 남녀 각각 한 명씩의 공동 선대위원장 인선이 고민이다. 여성으로는 이 총장이 거론되지만 이 총장은 이날 "총장 임기가 내년까지라 곤란하다"며 고사했다고 한다. 남성으로는 이석연 변호사, 현승일 전 국민대 총장, 황영기 전 우리은행장 등이 거론된다. 최근 이 후보가 만난 적이 있는 박세일 전 의원과,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이름도 나온다.
② 한반도 대운하 등 정책으로 승부 건다=이 후보는 조만간 교육 관련 대형 정책 발표를 검토 중이다. 한반도 대운하나 과학비즈니스 도시 건설과 같은 '건설 시리즈' 외에 서민들에게 와 닿는 민생 대책을 내세우겠다는 취지다. 한 측근은 "사교육비 절감 대책과 대학의 전형 방식 다양화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선대위에 '경제 살리기 특위'를 따로 꾸리는 것도 이 후보의 정책 이미지를 부각하자는 계산이다.
③ 좌우 이념 논란은 실용으로 돌파한다=23일 인천의 한 중소기업을 찾은 이 후보는 "프랑스 대통령 사르코지가 '친미를 부끄러워하지 말자'고 했는데 프랑스 대통령이 하기는 힘든 말"이라며 "이념 논쟁을 뛰어넘어 사르코지처럼 과감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10월 2일부터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과 이후 몰아닥칠 북한 이슈, 이념 논란을 실용주의로 돌파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측근들은 말한다.
④ 약점일수록 큰소리친다는 네거티브 대책=약점을 강점으로 역공하는 게 이 후보의 네거티브 대책이다. "눈이 너무 작다"는 핀잔을 받으면 "눈이 작을수록 멀리 본다. 사찰에서 본 부처님 눈은 모두 내 눈을 닮았더라"고 받아치는 식이다. 당 경선 때 각종 의혹이 제기되자 이 후보는 "일을 너무 열심히 했기 때문에 그릇도 깨고 손도 다쳤다"며 '일하는 대통령론'으로 되받았다.
한 측근은 "네거티브가 기승을 부릴수록 더 당당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⑤ 대통령처럼 행동한다=16일 태풍 '나리(NARI)'가 한반도를 덮쳤을 때 이 후보는 대선 후보 중 가장 먼저 정부 중앙청사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았다. 제주도 수해 현장에서 복구활동도 했다. '대통령처럼 행동하기' 전략이다. 1996년 미 대선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이 썼던 '대통령처럼, 미국의 아버지처럼 보이자'는 전략을 벤치마킹했다고 한다. 한 측근은 "50대의 젊은 범여권 후보들과 비교할 때 안정적인 국정관리자로서의 모습을 보여 '이명박 대세론'을 확산시키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서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