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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건강>19.불임(下)-불임 절반가량은 남성때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신체 부위중 여성보다 남성쪽이 섬세하고 복잡한 구조와 기능을갖는 유일한 곳이 바로 性기관이다.
성에 관한한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진화된 해부학적 구조를 지녔다는 것으로 실제 성전환수술의 경우도 남성에서 여성쪽은 있어도 여성에서 남성쪽으로의 전환은 거의 없다는 것.그만큼 남성의성기능이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잡할수록 고장이 잦게 마련.실제 임신과 출산의 거의모든 과정이 여성의 몸에서 이루어짐에도 전체 불임의 절반가량이남성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남성불임의 이모저모에 대해 알아본다.
◇남성의 性생리=고환에서 만들어진 정자의 길이는 꼬리까지 합쳐 60㎛정도.그러나 이들은 단 한번의 사정을 위해 3억~12억 마리가 꾸불꾸불한 고환망과 부고환.정관을 거쳐 20일동안 총길이 6m의 대장정을 마치고 임시 대기장소인 정관 팽대부에 모인다. 이들중 오직 하나만이 질과 자궁.나팔관을 거슬러올라가난자와 결합하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
1회 사정되는 정액량은 1.5~6㏄로 정자를 제외한 나머지 정액 분비물은 정자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잘 헤엄쳐 갈 수 있도록 윤활유 역할을 해주며,산도가 강한 여성의 膣을 중화시키기도하는등 임신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난자 역시 난소속에 있는 총 30만개의 난포중에서 한달에 한개씩 배란돼 초경에서 폐경까지 4백개의 난자만이 정자를 기다릴수 있다하니 하나의 생명을 잉태하기까진 천문학적인 숫자가 동원되는 확률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
◇원인=남성불임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크게 정자의 생성장애와 이동장애로 나뉜다.
정자생성 장애란 아예 정자가 만들어지지 않거나 만들어지더라도미숙한 정자가 생기는 경우로 고환염.남성호르몬결핍증.잠복고환등을 들 수 있다.
고환염은 주로 감염 때문이다.
백신접종이 없었던 과거엔 어릴때 귀가 아프고 볼이 붓는 볼거리(유행성 이하선염)를 앓고난 뒤 생기는 고환염으로 어른이 돼불임이 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요즘은 결핵균에 의한 고환염이 가장 흔하다.
고환에서 정자 생성을 자극하는 남성호르몬 분비가 부족해 생긴불임은 대개 유전병이며 팔다리가 길고 체형이 가늘며 고환의 크기가 작은 환관증이 대표적이다.
잠복고환은 출생이후 1개월내에 고환이 뱃속에서 음낭으로 내려오지 않는 경우로 불임은 물론 고환암의 위험성도 증가되므로 빨리 교정하는 것이 좋다.
이동장애론 기형이나 결핵균에 의해 염증이 생겨 정자의 이동통로가 막혀버린 폐쇄성 무정자증이 대표적이다.
즉 정자가 고환에서 제대로 만들어짐에도 배출이 안돼 생기는 불임을 의미한다.
◇진단과 치료=정액 검사가 필수적이며 정자 생산공장인 고환 자체의 이상 유.무를 알아보는 고환조직 검사와 정자의 통로가 막혔는지 유무를 살펴보는 방사선검사도 필요하다.
치료엔 약물과 수술요법이 있다.
약물요법은 주로 정자생성장애로 인한 불임치료에 사용되며 남성호르몬 분비를 자극하는 약제를 쓴다.임신 성공률은 15%정도.
수술요법은 정자의 통로가 막힌 폐쇄성 무정자증 치료에 주로 사용되며 막힌 부분을 제거하고 정관과 정관,정관과 부고환등을 연결하는 방법을 쓰며 각각 70%,50%의 임신 성공률을 보인다. 위의 방법으로 해결되지 않을때 마지막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방법이 허약한 정자를 직접 난자에 심어주는 시험관아기 시술이다. ◇문제점=불임의 경우 우선 병원에서의 치료보다 자신의성생활이나 평소 섭생에 이상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延世大의대 李武相교수(비뇨기과)는 『모든 검사상 정상소견이며어떤 원인으로도 설명되지 않는 불임이 전체불임의 40%나 된다』며 『이 경우 성생활과 섭생의 잘못만 교정해도 임신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가령 몸에 달라붙는 팬티나 잦은 사우나를 피해야 하는데 고환은 체온보다 4도가량 낮아야 제대로 된 정자를 만든다는 것.
***섭생잘하면 임신가능 시험관아기 시술의 남발도 문제다.서울大의대 白宰昇교수(비뇨기과)는 『정자의 통로가 막힌 경우 단순한 정관.정관문합술만으로 치료되는 경우가 있음에도 정액검사 결과가 조금만 이상하면 바로 시험관아기 시술을 권유하는 병원이많다』고 지 적했다.
특히 피임을 위해 정관 절제술을 받았다가 다시 아기를 원해 복원수술을 받았음에도 임신이 안될 경우 비록 정액검사상 정자수가 정상보다 적더라도 시험관아기 시술보단 정관복원 수술을 다시받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洪慧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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