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신정아 횡령 혐의 일부 시인…연휴 뒤 영장재청구

중앙일보

입력

신정아씨 '비호의혹'과 '학력위조'를 수사 중인 서울 서부지검은 23일 신씨가 횡령 혐의에 대해 일부 시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신씨를 소환해 성곡미술관 후원금 횡령 의혹에 대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신씨가 전시회와 후원금 유치과정에서 별도의 자금을 조성해 미술관 관장인 박모씨에게 주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22일 모 시중은행에 있는 신씨의 개인금고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신씨가 별도의 자금을 관리했던 정황을 잡고 이를 집중 추궁했다.

신씨는 그 동안 검찰조사에서 횡령 의혹에 대해 완강히 부인해 왔으나 검찰이 물증을 확보해 추궁하자 혐의를 일부 시인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검찰은 현재 프랑스에서 여행 중인 성곡미술관 박모 관장이 돌아오는 대로 소환해 신씨로부터 돈을 받았는지에 대해 조사를 벌인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또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고교 동창인 김창록 산업은행 총재에게 성곡미술관 후원을 부탁한 진술을 확보하고, 변씨를 재소환해 후원금 외압 의혹과 흥덕사 특별교부금 지원경위를 추궁했다.

변 전실장과 신씨 모두 전날 검찰 조사에서 산업은행 김창록 총재에게 성곡미술관 후원을 부탁하고 직접 만나 이에 대해 상의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서부지검 구본민 차장검사는 "김 총재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서로간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며 "정확한 소환 시기는 말할 수 없지만 김 총재를 재소환해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신씨가 흥덕사 지원과정에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물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가짜학위 사실을 덮어주는 대가로 흥덕사에 국고 지원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신씨를 상대로 대가성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이와 함께 검찰은 신씨의 가짜 학위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한 장윤 스님을 재소환하기 위해 연휴 전부터 연락을 취하고 있으나 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씨는 이날 10시간 가까이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오후 9시15분께 변호인의 차량을 타고 병원으로 돌아갔고, 15분 뒤 변 전 실장도 힘겹게 변호인 차량에 올라타고 검찰 청사를 빠져나갔다.

검찰은 신씨의 횡령 혐의를 입증할 증거와 진술이 확보된 이상 남은 추석연휴 동안 이를 정리한 뒤 신씨에 대한 영장을 재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