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양균씨 다니던 과천 보광사에도 국고 7억 지원 특혜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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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과 경기도 과천시청에 따르면 과천시 갈현동 소재 보광사에는 2004년부터 지금까지 7억8000만원이 지원됐다. 변 전 실장은 2002년 이 절에 신도로 등록했다. 2004년 지장전 신축에 1억7200만원, 2006년 지장전 단청 보수에 4800만원, 올해 설법전 신축에 5억원이 지원됐다. 이 돈은 국고와 도 예산, 시 예산이 '전통사찰 보존비'라는 항목으로 사용됐다. 올해는 화장실 신축 비용으로 6000만원이 추가로 나갔다. 이 절의 주지는 종훈 스님이다. 그는 조계종 총무원에서 불교문화사업단장을 맡고 있다. 불교문화사업단은 불교 대중화를 위해 템플 스테이와 전통사찰 DB화 등을 추진하는 조직이다.

1999년 종훈 스님이 주지가 된 뒤 보광사엔 불사(佛事)가 많았다. 극락보전(99년), 종무소.산신전.요사채(2001년), 지장전(2004년)이 완공됐다. 현재 설법전의 설계를 마쳐 착공을 기다리고 있다. 불교계에 따르면 종훈 스님은 변 전 실장이 신도로 등록한 2002년 이전부터 친분을 맺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종훈 스님은 본지 기자와 만나 "보광사 불사는 변 전 실장과 전혀 관련 없다"고 말했다. 그는 "변 전 실장이 절에 자주 오지 않았고, 부인이 행사 때 가끔 오는 편"이라고 말했다. 또 "변 전 실장이 기획예산처 장관이 되고 나선 통 못 봤다. 지난해 청와대 불교 신도 모임인 '청불회' 회장이 된 뒤 조계사에서 만나 '절 앞 다리를 좀 넓혔으면 하는데 행자부 교부세를 받을 수 없느냐'고 했지만 변 전 실장이 거절했다"고 말했다.

과천시청 측은 "전통사찰 보존법에 따른 적법한 예산 집행이었다"며 "시내 또 다른 전통사찰인 연주암에도 비슷한 예산이 지원됐다"고 해명했다.

전통사찰로 지정되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보존.관리 경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용도까지 지원할 수 있는지가 불분명해 자의적 집행이 가능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과천시 중앙동 연주암의 경우 2004~2007년 5억7000만원이 지원됐다. 대부분(4억원)은 문화재 보존비로 지원됐다. 나머지 1억7000만원은 전통사찰 보존비로 집행됐다.

이철재.이현구 기자

◆과천 보광사=신라 때 절인 문원리사 터에 1926년 창건됐다가 46년 다시 세워진 절이다. 신도는 1300여 명. 정부 과천청사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있기 때문에 공무원 불자 법회가 자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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