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무너진 윤리의식/총체적 반성시급/패륜범행을 보는 각계의 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뒤틀린 가정교육 바로잡고 인간성회복에 모두 힘쓸때
이대로는 안된다­.
자식이 부모를,그것도 계획을 세워 살해하고 불까지 지른 끔찍한 사건의 충격이 사회 각계에 무겁고 깊게 번져가고 있다. 「어쩌다가 우리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라는 허탈한 자성속에 「더이상 우리 사회의 윤리 붕괴·규범 실종 현상을 방치할 수 없다」는 심각한 인식이 또렷해지고 있다.
각계 원로로부터 가정주부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민들의 여론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총체적 반성을 통해 사는 방식과 생각의 「대전환」을 해야 하며 그 초점은 가정과 교육의 재건에 모아져야 한다고 말한다.
과거에 수없이 되풀이되었던 「일과성」 캠페인이 아니라 진정한 개혁을 더 늦기전에 결단하고 실천해야만 우리 사회가 「공동체」로서 살아남을 수 있으리란 각성이다.<관계기사 2,3,22,23면>
▲강영훈 대한적십자사 총재=이런 패륜적인 사건은 결코 돌출적인 사건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병든 부분이 총체적으로 표출된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 젊은이들이 건전하게 자라나고 있다는 사실도 잊어선 안된다. 이같은 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 지금은 전국민이 국민정신과 윤리의식 함양을 위한 일대 국민운동을 벌여야 할 때다.
▲김성수 대한성공회 주교=어느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붕괴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정을 제자리에 되돌리고 파괴돼가는 인간성을 회복하는 운동을 거국적으로 벌여야 한다.
문제가 일어날 때마다 냄비끓듯 일과성 캠페인으로 그칠게 아니라 사회 각 분야가 참여해 마련한 치밀한 사회개혁 프로그램에 따라 조직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제 도덕성 회복운동은 구호나 말이 아니라 뼈를 깎는 실천의 문제로 다가왔다.
경제성장 위주의 국가목표에서 눈을 돌려 국민의 도덕성과 정신적 건강성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곽준규교수(동국대 교육학과)=사회의 유행만을 따라가는 현 교육제도 속에서 범인과 같은 인성이 키워진 것이라고 본다. 인간을 제대로 만든다는 원칙에서 현 교육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며 입시위주의 지식전수뿐만 아니라 폭넓은 사회활동을 통해 도덕성을 배양하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고원정씨(소설가)=이번 사건을 계기로 범국민적 차원에서 해체돼가는 가정과 교육,윤리부재 문제에 대한 심각한 논의와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전택부 YMCA 명예회장=사회구성원 모두가 합심해 가정파괴현상을 막고 가정의 본래모습을 회복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김태길 전 서울대 교수=이번 사건은 가정교육·학교교육·사회교육 등이 복합적으로 잘못되는 바람에 사회적 가치관이 향락과 돈을 중시하는 쪽으로 전도된데 원인이 있다.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법질서 확립과 정신가치가 중시되는 사회분위기 확립이 시급하다. 그러나 우선 가정과 학교에서의 교육이 대학입시 위주에서 인간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