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유도왕 … 료코, 세계선수권 7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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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북한의 여자유도 영웅 계순희(28)는 11년 동안 세계 정상을 지키고 있다. 일본의 다니 료코(32·결혼 전 이름 다무라 료코)는 계순희보다 더하다. 무려 16년 동안이다. 아이까지 낳은 32세 아줌마인데도 세계 정상을 지켰다.
 다니 료코는 17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벌어진 세계유도선수권 여자 48㎏급 결승에서 쿠바의 야넷 베로미를 유효로 꺾고 우승했다.

1993년부터 2003년까지 6연속 우승을 했던 다니는 임신으로 2005년 대회에 불참했다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일곱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연히 최다 우승 기록이다.

 다무라 료코가 두각을 나타낸 것은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이다. 비록 결승에서 져 은메달에 그쳤지만 키가 1m46㎝에 불과한 16세의 그가 날다람쥐처럼 빠른 동작으로 강호들을 한판으로 꺾는 장면은 유도계를 놀라게 했다.

그는 이후 96년 애틀랜타 올림픽까지 4년 동안 84연승 가도를 달리다가 결승에서 당시 16세의 무명 계순희에게 져 일본 열도를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이후 계순희가 체급을 올렸고, 다무라는 48㎏급을 고수하며 2000년 시드니 올림픽까지 다시 무패를 기록했다. 준결승에서 북한의 차현향에게 고전했던 다무라는 결승에서는 39초 만에 한판승, 첫 올림픽 금메달을 땄다. 규칙을 잘 지키는 일본 미디어들이 당시 너무 흥분해 포토라인을 무너뜨리고 경기장으로 쏟아져 들어온 일도 화제였다.

 2004년 프로야구 선수인 다니 요시무라와 결혼해 다니 료코가 됐고, 아테네 올림픽에서 다시 금메달을 땄다. 올림픽 여자유도에서 2연속 우승은 다니가 처음이었다.

 다니는 “다무라라는 이름으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고, 다니라는 이름으로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 엄마라는 이름으로도 올림픽 금메달을 따고 싶다”면서 베이징 올림픽 출전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편 최민호(27·KRA)는 남자 60㎏급 3∼4위 결정전에서 드라치크 로키(슬로베니아)를 유효로 꺾고 동메달을 땄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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