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차 유엔총회 18일 개막 … 반기문 리더십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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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인권단체 활동가들이 16일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인근에서 눈을 가린 채 ‘다르푸르에서 눈길을 돌리지 말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수단 다르푸르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번 주 열릴 유엔 총회를 앞두고 이날 영국·미국·뉴질랜드·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 20여개국에서 같은 행사가 동시다발로 열렸다. [앰네스티 제공. 파리 AP=연합뉴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취임한 뒤 열리는 첫 회의인 제62차 유엔 총회 본회의가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개막한다. 이번 총회는 그의 리더십을 시험하는 무대가 된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최대 의제 '기후 변화'=이번 회의의 화두는 기후 변화다. 반 총장은 취임 전부터 다르푸르 사태를 비롯한 아프리카 분쟁과 함께 지구 온난화 해결을 최대 역점 사업으로 삼겠다고 공언해 왔다. 국제사회에서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홍수.한발 등 이상 기후를 심각한 문제로 파악, 이번 총회에서 핵심 안건으로 삼게 됐다.

그런 만큼 이에 대한 반 총장의 관심은 각별하다. 이달 초 아프리카 순방 때 기후 변화로 말라버린 차드 호수 상공을 헬기로 둘러본 것도 이 때문이다. 게다가 24일에는 반 총장 주도로 100명 이상의 각국 정상 및 각료들이 참석하는 기후 변화 관련 고위급 회의가 열릴 예정이어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 손에 달린 미래'라는 슬로건 아래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는 온실가스 감축에 난색을 보여온 미국.중국 등과 혁신적인 대책을 요구해온 서구 각국 간에 어떤 형태든 타협점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에서는 한덕수 총리가 참석한다.

◆종교.문화 간 화해=기후 변화 못지않게 관심을 끄는 안건이 문명 간 갈등 해소 방안 마련이다. 200만 명 이상의 희생자를 낸 수단 다르푸르 사태는 물론 국제사회의 최대 현안인 이라크전도 종교.문화 간 갈등에서 비롯한 측면이 크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에는 종교.문화적 화합을 통한 평화 정착이 절실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유엔 개혁과 안보리 개편=그간 시비가 끊이지 않던 방만한 유엔 조직.운영을 개혁하는 방안도 깊이 논의될 예정이다. 반 총장은 그간 꽉 막혀있던 각 지역 기구 간 인사 교류를 과감히 추진하는 등 조직 혁신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그럼에도 미국을 중심으로 많은 회원국이 보다 효율적인 유엔 조직.운영을 요구하고 있어 이번 회의 기간 중 많은 요구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란 정상 간 설전=이번 총회에서는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이란 핵 문제를 놓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설전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유엔본부=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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