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으로 유명한 스위스 노바티스의 안야 코에니그(38·사진) 박사는 최근 본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바이오 벤처기업 투자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신물질이 신약으로 출시되기까지 임상시험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면서 10년 이상의 세월이 필요하고, 일단 돈을 벌기 시작하면 장기간 ‘캐시카우(돈벌이 사업)’가 된다는 점에서 IT 투자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설명이다.
코에니그 박사는 노바티스 벤처펀드의 아시아·태평양 담당이다. 이 펀드는 증시에 상장되지 않은 BT 관련 벤처기업에 투자하려고 1996년 만들어졌다. 최근 아태 지역의 BT가 급속히 발전하면서 이 지역 담당 자리가 신설됐다.
그는 “노바티스 벤처펀드는 처음 7500만 달러 규모로 시작해 올 1월 5억5000만 달러로 성장했다”며 “투자수익금을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이만큼 불렸으니 생명과학 펀드로는 세계적 수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60여 개 회사에 투자가 진행 중이다. 이 펀드는 매년 400여 개의 BT 관련 회사를 신중하게 선별해 5∼8개 회사에 투자한다.
“아이디어 또는 물질이 얼마나 새로운가, 경영진의 역량이 얼마나 뛰어난가에 중점을 두고 투자 여부를 결정해요. 한번 투자하면 기업공개(IPO) 때까지 10여 년 장기 투자하는 게 보통이지요. 기업을 소유하기보다 수익을 내는 게 목적이라 일단 지분의 30% 정도를 투자한 뒤 지분율을 낮춰가며 수익을 실현합니다.”
임상시험 이전 단계의 물질일 경우 200만<2009>~<2009>500만 달러의 투자가 이뤄지고, 임상에 들어가 가능성이 입증되면 500만<2009>~1000만 달러의 추가 투자가 이뤄진다는 설명이다.
코에니그 박사는 “아직 한국에 대한 전체 투자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현재 한국 바이오 기업 12개사에 대한 투자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심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