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 삶등 9편 그랑프리 경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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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47회 칸 영화제가 23일 폐막을 앞두고 종반으로 가면서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19일 현재 경쟁부문 23편의 영화중 14편이 상영된 가운데칸에 몰려온 세계의 평론가와 영화인.언론들은 수상 가능성이 높은 작품에 시선을 모으고 있다.
이미 선보인 작품중 오프닝 작품인 코엔형제의『허드 서커 대리인』을 비롯,프랑스 파트리스 쉐로감독의『여왕 마르고』(13일),폴란드 감독 크리쉬스토프 키에슬롭스키의『세가지색:빨강』(16일),중국 張藝謨감독의『삶』등이 주목을 끌고 있다 .
앞으로 상영될 본선 진출작들중 수상 물망에 오르는 영화들은 이탈리아 나니 모페티감독의『소중한 일기』,루마니아와 프랑스 합작의『잊을 수 없는 여름』(감독 루시안 핀틸리),프랑스 에릭 로샹감독의『애국자들』,러시아 니키타 미할르코프감독 의『그리고 우리는 태양에 타버렸다』,미국 켄틴 타란티노감독의『펄프 픽션』등이 꼽히고 있다.
코엔형제의『허드 서커 대리인』은 두편의 미국 작품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작품으로,코엔형제가 8년에 걸쳐 완성한 역작이어서 91년『바튼 핑크』에 이어 또 그랑프리를 수상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이사벨 아자니가 4년만에 영화에 출연한『여왕 마르고』는 몇몇잔혹한 장면등 제작과정의 숱한 화제를 뿌리면서 홈그라운드의 이점에다 87년이후 그랑프리를 받지 못한 프랑스인들의 바람이 섞여 실제보다 과대평가되고 있다는 평이다.
『제르미날』을 연출한 클로드 베리가 제작을 맡은 이 영화는 이사벨 아자니의 헌신적인 연기때문에 더 인기를 얻어 칸 영화제에서의 상영과 동시에 파리에서 개봉돼 44곳의 극장에서 첫 3일동안 8만5천7백명의 관객을 끌었다.
한편 지난해에 이어 황색 돌풍을 일으키면서 강력한 그랑프리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張藝謨감독의『삶』은 50년대의 중국을 배경으로 중국 공산당 정권의 관료주의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시골사람들의 고통을 그리고 있다.
전반적인 아시아 영화의 강세속에서도 한국영화는 경쟁.비경쟁부문에 한편도 선보이지 못한 반면 2백여명의 한국 영화수입상들이몰려「작품의 빈곤」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칸(프랑스)=李揆和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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