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아자나눔장터] 명사가 내놓은 애장품 경매 10여 차례 호가 ‘불붙는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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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16일 대전 위아자 장터에서는 명사들의 애장품을 파는 경매장이 인기를 끌었다. 이날 낮 12시 30분쯤 4차례에 걸쳐 열린 대전시청사 2층 로비에 마련된 경매장에는 발디딜틈 없을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

 시민들은 경매 중간에 브레이크 댄스·어린이밸리댄스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지자 환호와 박수를 보내며 호응했다. 또 일부 품목의 경우 10여차례 호가 경쟁이 벌어지면서 시작가의 10배가 넘는 가격에 팔리자 놀라는 모습이었다.

 이날 최고가에 팔린 애장품은 한명숙 전총리의 수묵화(김광수 작). 7만원에 경매가 시작된 이 작품은 40대 남녀가 10여차례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우관섭(44·대전시 중구 태평동)씨에게 50만원에 낙찰됐다. 5년 째 그림 수집을 하고 있다는 우씨는 “중앙일보에서 기증품 목록을 보고 사기로 마음먹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가에 대해 잘 모르지만 수묵담채화 중에서 바탕을 죽이고 윤곽만 드러낸 작품을 좋아해 구입했다”고 덧붙였다. 우씨는 앞서 수자원공사 곽결호 사장이 기증한 조각품(장용호 작)을 18만원에 구입했다.

 우씨는 “미술품 경매의 경우 작가의 작품세계와 가치 등을 따져 보는 것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도 마음에 들어야 한다”며 “마음에 드는 작품을 구입하고 불우이웃도 도울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박성효 대전시장이 중국 방문 때 고위관리에게서 선물받은 백두산 천지 사진은 10만원에 팔렸다. 박 시장은 이 사진을 “중국관리가 한국의 통일을 기원한다며 선물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 5만원에 시작한 배대재 정순훈 총장의 기증품인 목판화가 30만원에, 3만원에 시작한 프로야구 한화의 김인식 감독의 선글라스가 13만원에 각각 낙찰됐다.

 황행진(40·자영업)씨는 순천향대 서교일 총장이 내놓은 서예 액자 1점을 30만원에 구입하는 등 총 5점을 55만원에 구입했다. 그는 “중앙일보를 오래 구독한 애독자”라며 “중앙일보의 위아자 행사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많은 물품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경매장에선 명사들의 애장품에 얽힌 사연이 소개돼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경매 사회자는 김신호 대전시 교육감이 1987년 제주도에서 구입한 부부하루방에 대해 “77년 결혼한 김 교육감이 당시 생활이 어려워 가지 못한 신혼여행을 10년이 지나 제주도로 가게 돼 미안한 마음에서 백년해로의 의미로 부인에게 선물한 하루방”이라고 소개했다.

 경매 중간에 펼쳐진 어린이 벨리댄스를 보며 감탄하던 주부 김인숙(42)씨는 “경매가 이렇게 재미있게 진행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날 경매에서 명사들의 애장품 30여점이 모두 팔렸다.

대전=황선윤·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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