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국회 발언대] 과학드라마 많이 만들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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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우리나라는 자원이 부족하고 국토도 좁아 첨단 과학기술을 개발해야 생존이 가능하다. 그런데도 우수 인력들은 이공계보다 그저 먹고살기 편한 의대나 고시 등에만 매달리고 있다.

나는 젊은이들의 이공계 기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색다른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TV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요즘 TV를 시청하지 않는 학생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만큼 TV가 젊은이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따라서 방송 프로그램을 친(親)이공계로 편성하면 이공계 기피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방영되는 청소년 및 아동용 프로그램은 만화.드라마.교양.오락 등이 있는데 이들 상당수를 과학적인 소재를 이용해 편성하면 어떨까. 드라마에서 과학기술 인재들의 활약상을 보도하면 자라나는 새싹들이나 부모들에게 무의식적으로 친이공계.친과학기술 문화를 형성해 갈 수 있다.

우리 국민은 유난히 TV 드라마를 좋아한다. 오죽하면 'TV 드라마 공화국'이란 말이 생겨났을까. 한편의 멋진 과학 드라마가 한 어린 학생에게 미래의 과학기술자가 되는 꿈을 갖도록 만든다면 절반은 성공이다. 과학 드라마를 제작하려 한다면 공상과학(SF) 드라마를 제작할 것을 적극 권한다.

SF 속에서 마음껏 나래를 펴는 인간의 상상력과 이를 현실에서 실현하려는 욕구가 과학문명을 일으켰다. 하늘을 날고 싶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꿈(상상력)은 라이트 형제에 의해 실현됐다. 달나라 여행을 꿈꿨던 소설가 웰스의 소원은 닐 암스트롱이 이루었다.

상상력(꿈)이 없으면 과학기술은 한 발자국도 결코 나아갈 수 없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보기술(IT).생명공학기술(BT).환경기술(ET).나노기술(NT).우주기술(ST) 등 이른바 5T도 상상력이라는 추진력이 없으면 국제경쟁에서 뒤처진다.

또한 SF 만화영화의 제작을 적극 권한다. 만화영화는 잘 만들면 수출의 효자상품이 되니 국가적으로 SF 만화영화 제작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이처럼 TV를 통해 과학적인 드라마와 만화영화를 보고, 과학기술을 숭상하며 과학자를 우대하고 스타로 생각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자. 그렇게 되면 보다 많은 청소년이 이공계를 선택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물론 TV 프로그램을 어떻게 제작하든 그것은 그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의 몫이며 외부에서 강요할 성질은 아니다. 하지만 국가의 장래를 위해 TV가 어떤 기능을 해야 하는지 한번쯤 진지하게 고민해 봤으면 한다.

송충규.중앙일보 디지털 국회의원.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