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아자나눔장터] 온가족 함께 펴는 ‘나눔’ 의 손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아름다운 가게의 수호천사’로 불리는 주희네 가족이 16일 행사장에 들고 나갈 물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프리랜서 오종찬]

“나눔 장터 행사를 통해 어려운 이웃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요.”
박진영(36)씨네 가족은 주변에서 ‘아름다운 가게의 수호천사’로 불린다. 박씨와 남편(이익현·39·CJ 푸드시스템 근무)은 물론 큰 딸 주희(초등학교 3학년)와 둘째 딸 다영(1학년), 아들 준(4)까지 아름다운 가게 행사라면 다른 일을 제쳐놓고 나서기 때문이다.

“야외 행사에는 거의 빠짐없이 나가요. 또 일년에 서너 차례는 모래내점·서서학점 등 상설 매장에서 ‘주희네 1일 가게’라는 이름으로 가족 장터를 펼쳐요.”

박씨는 “1일 가게를 열 때면 아이들이 스르로 물건을 정리하고 진열한 뒤 직접 판매를 한다”며 “이를 지켜보면서 ‘대견하고 잘 키웠다’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해지곤 한다”고 말했다.

박씨네가 아름다운 가게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은 5년 전. 광주에서 근무하던 남편이 전주로 발령이 나 이사하면서다. 집을 새로 정리를 하던 중 그냥 버리기 아까운 물건을 필요한 이웃들에게 기증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아름다운 가게를 하면서 아이들 인성교육에도 큰 도움을 받은 것 같아요.”

아홉 살인 주희가 ‘장난감이 쓸만한데 왜 버리느냐’‘책을 소중하게 관리하는 습관을 가져라’며 엄마·아빠나 동생들에게 다그치곤 한다. 일곱 살짜리 다영이도 친구들에게 옷이나 책을 함부로 버리지 말고 재활용하자고 얘기하고 다닌다고 했다.

박씨는 지난 겨울에는 나눔 보따리 행사를 진행했다. 홀로 사는 할아버지·할머니들에게 밥·반찬 등을 만들어 배달해 주면서 열악한 생활환경을 보고는 가슴이 아파 많이 울었단다. 그리고 “사회복지를 체계적으로 공부해 불우 이웃들에게 도움을 주겠다”고 결심, 올해 기전대학교 사회복지상담학과에 진학했다.

16일 전주 태조로에서 열리는 위·아·자 나눔장터에는 박씨의 원피스·핸드백, 남편의 양복·넥타이, 아이들의 운동화·동화책·장난감·비디오테이프 등 70~80여 점을 내놓을 계획이다.  

장대석 기자
사진=프리랜서 오종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