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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아자나눔장터] 전교생이 나서 챙겨라! 모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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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해운대고등학교 조미경 선생.과 학생회 간부들이 학부모, 교사들과 함께 장터에서 팔려고 내놓은 재활용품을 보이고 있다. [사진=송봉근 기자]

16일 해운대 벡스코 야외 주차장에서 열리는 위아자 부산 나눔장터에 참가하는 해운대고등학교의 나눔 봉사는 지난해 서울대에 진학한 김동선(20)씨가 불을 지폈다.

김씨는 고 2학년 때이던 2005년 봄 아름다운가게 해운대점을 찾아와 “내 이름으로 재활용품 판매에 참가하겠다”고 제의했다.

그는 “어릴적부터 재활용품을 모아 판매해 불우시설을 도왔다”며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그 뒤 아름다운가게 행사 때마다 혼자 재활용품을 들고 찾아왔다. 그의 나눔 봉사는 곧 친구들 사이에 소문이 났다. 그는 관심을 보인 친구와 선후배와 함께 봉사동아리 BMC(Beautiful Mind Club)을 만들어 본격적인 봉사활동을 폈다.

이 동아리는 아직도 건재하다. 김씨는 최근 “이번 행사에 직접 참여하지 못해 아쉽다”며 재활용품 1000 점을 학교에 보내왔다고 BMC를 지도하는 조미경(보건담당)선생이 밝혔다.

 학생들의 나눔 봉사는 교사들에게도 전파됐다. 특히 서수교(52)교장은 “학생들이 인성교육에 봉사활동 만큼 좋은 것이 없다”며 학생들의 봉사활동을 적극 지원했다.

지난해부터는 아름다운가게 행사 때마다 학생들의 참여를 권했다. 위아자 나눔장터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참가를 결정한 장본인도 서 교장이다. 서 교장은 학부모들에게도 많이 참여해달라고 부탁했다.

덕분에 요즘 해운대고등학교엔 등교길 재활용품을 들고 오는 학생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집에서 쓰던 용품을 직접 들고 학교에 오는 학부모들도 있다. 외지에 있는 학부모들은 택배로 보내온다.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 중에는 “행사를 미리 알았더라면 개학할 때 집에서 물품을 가지고 왔을 텐데”라며 아쉬워하는 학생도 있다.

해운대고는 전교생(550명)을 대상으로 재활용품을 모으고 있다. 벌써 옷과 책, 장식품, 체육용품, CD 등 500여점이 모였다. 오는 14일까지 2000점 이상 기증될 것으로 학교측은 예상하고 있다.

학교측은 기증품이 폭주할 것으로 보고 판매 부스 2개를 신청해놓고 있다. 학교측은 16일엔 학생회 간부 8명과 봉사단원 8명 등 16명이 행사장에 나가 직접 물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일본의 대학에 수시 합격한 박정민 학생회 회장은 “고등학교 3년 동안 여러 차례 나눔봉사에 참여하면서 봉사 정신이 고양된 것 같다”며 “일본에서 대학 생활을 하면서 봉사활동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해운대고 BMC는 토요일마다 도시락 봉사도 펴고 있다. 홀로 사는 노인과 장애인 가정을 찾아 도시락을 전달하고 말벗이 된다. 이 봉사엔 1, 2학년이 적극 참여하고 있다.

3년째 BMC를 지도하고 있는 조 교사는 “위아자 나눔장터는 자원을 재활용하면서 이웃을 돕는 지혜로운 활동”이라며 “기쁜 마음으로 봉사활도을 펴는 학생들을 보면 사랑스럽게 그지 없다”고 말했다.  

강진권 기자 <jkkang@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 <bks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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