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승희 원장 "개혁방법 잘못" 지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1면

분배를 중시하는 정책을 펴면 소득분배가 개선돼야 하는데 오히려 더 악화되고 있다. 중소기업 보호정책을 폈는데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의 경쟁력은 더 약화됐다. 왜 그럴까.

한국경제연구원 좌승희 원장은 27일 이를 '한국 경제의 불가사의'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경제의 10대 불가사의'를 발표하면서 "지난 15년여 동안 정부는 꾸준히 경제개혁 정책을 폈는데도 경제력 집중과 소득불균등은 오히려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左원장에 따르면 경제 민주화와 균형성장은 우리 경제가 지향해야 할 좋은 목표다. 이를 위해 경제개혁을 하면 경제의 역동성이 높아져야 한다. 그러나 경제민주화된 1980년대 후반 이후 오히려 성장잠재력은 떨어지고, 기업가정신은 실종되고 있다.

또 정부는 도시와 농촌의 균형발전을 위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농촌에 52조원 이상의 구조조정 자금을 뿌렸다. 그렇다면 농촌이 좋아져야 정상인데 오히려 농가부채는 늘고, 소득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左원장은 "이처럼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불가사의라고 하는 것"이라며 "아무리 뜻이 좋아도 방법을 잘못 잡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민주.평등.균형이란 이름 아래 열심히 해서 성공한 사람들의 의지를 꺾거나, 지나친 자비로 국민을 나태하게 만들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영욱 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