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올림픽 켄터키 더비 우승馬는-3년생 회색馬 홀리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3년생 회색마 홀리 불이 블루 그래스 대상경주 우승의 여세를몰아 켄터키 더비를 제패할 수 있을 것인가.
매년 5월 첫째주 토요일이면 세계 경마팬들을 열광케하는 켄터키 더비가 열린다.
오는 5월7일 제1백20회 대회를 앞두고 세계 경마계의 관심은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시의 처칠다운 경마장에 집중되어 있다.
켄터키 더비는 프리크니스,벨몬트 대상경주와 함께 미국 3대 경주의 하나로 경주마로서는 최전성기인 3년생 16마리만이 참가하는「경마올림픽」.경주마로서 이 대회 우승은 일생에 단 한번뿐인 최고의 영예인 셈이다.
지난 16일 켄터키주 렉싱턴에서 벌어진 블루 그래스경주의 우승마 홀리 불이 바로 이번 켄터키 더비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르고 있다.켄터키 더비의 전초전격인 이대회에서 홀리 불은 밸리언트 네이처를 3.5馬身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 지한 것.기수인 마이크 스미스는『채찍을 쓸 생각은커녕 흔들리지 않도록 말등에 바짝 붙어있어야 할 정도였다』고 회고한다.
이 거대한 회색마의 주인은 올해로 55년째 조교생활을 하고 있는 지미 크롤(74).그는 자신의 한 고객이 유산으로 남겨준이 경주마 덕분에 1백만달러에 달하는 켄터키 더비의 상금을 바라보게 됐다.A&P식료품사의 유산상속자였던 레이 첼 카펜터여사가 지난해 8월14일 78세를 일기로 임종하면서 지난 57년부터 자신의 조교사로 일해온 크롤에게 홀리 불을 비롯한 자신의 경주마들을 남겨주었던 것.그날은 홀리 불이 뉴저지주의 몬마우스파크에서 첫승을 거둔 날이기도 했다 .
사실 홀리 불이 갓 태어났을 때만 해도 카펜터나 크롤은 별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종마인 그레이트 어보브의 종자를 받은 말대부분이 단거리 경주마였기 때문에 그저 단거리 경주마 한 마리를 얻는다는 정도였다.그런데 이「변종」이 작년 8월 첫 우승을거둔 이래 벨몬트 퓨추러티,플로리다 더비등에서 승승장구하며 이제 켄터키 더비의 왕관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홀리 불의 강력한 라이벌은 샌타 아니타 더비에서 우승한브로코와 우드 메모리얼의 우승마 어건.그러나 브로코는 이번 블루 그래스에서 2위를 한 밸리언트 네이처에 한번 진적이 있는데다 블루 그래스와 같은날 열린 우드 메모리얼에서 어건의 경주를TV를 통해 지켜본 크롤은 자신만만한 미소를 짓고 있다.
의외의 결과로 경마팬들을 열광시키는 켄터키 더비.이번 대회에서는 홀리 불이 과연 예상대로 영광의 우승컵을 받아 갈수 있을지 경마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金廷修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