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론스타 - HSBC 외환은행 매각 계약 관련 "대한민국은 간단치 않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1면

“(론스타와 HSBC 간 외환은행 매각 계약 관련) 대한민국은 그렇게 간단치 않다.”
 김용덕 금감위원장은 1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융감독당국이 (론스타와 HSBC의) 수를 잘못 읽은 게 아니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HSBC에 순순히 외환은행 지분 승인을 내주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이어 “HSBC가 감독당국에 외환은행 인수승인신청서 접수에 관해 문의한 바가 없는 상황에서 미리 승인신청서 접수 여부를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다만 잠재적 인수자로서 승인신청을 해올 경우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한 후 은행법 등 관련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그러나 “은행법에 따른 건전성이나 준법성 외에 지배주주로서의 적합성과 국내 금융산업에 대한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덧붙여 여운을 남겼다.

 김 위원장은 이어 HSBC의 외환은행 인수 계약으로 불거지고 있는 ‘금산분리’(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경영할 수 없다는 원칙) 완화 주장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은행은 신용을 창출·공급하는 기관이고 산업자본은 이를 빌려쓰는 곳으로, 어느 나라나 법과 제도를 불문하고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경영은 극히 제한적”이라며 “금산분리 때문에 국내 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하지 못한다는 지적은 적절치 못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한국의 금산분리 원칙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강도가 높다”며 금산분리 완화를 주장해 온 전임 윤증현 위원장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안혜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