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프로야구 전용구장 건립바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올들어 미국에서는 프로야구의 새 전용구장 건립 붐이 일고 있다.89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의「스카이돔」을 시작으로 최근 텍사스의「볼파크」,클리블랜드의「제이컵스 필드」에 이르기까지 다섯개의 새로운 구장이 건립되었으며 내년엔 콜로라도 로 키츠의「쿠어스 필드」가 문을 열 예정이다.
이밖에 많은 구단들이 새 구장 건립을 위해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전용구장이 하나도 없는 우리 프로야구계로선 그저 부러울 뿐이다.
지난주 텍사스주 알링턴시에서「꿈의 구장」이라고 일컬어지는 텍사스 레인저스의 새 전용구장「볼파크」가 화려한 모습을 드러냈다. 총공사비 약1억9천만달러(약 1천5백20억원)를 들여 23개월만에 완공된 이 구장은 화강암을 이용,전형적인 복고풍 외관을 갖추고 있으며 약 5만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다.
대형 컬러전광판과 완벽한 배수시설등 최신설비를 갖춘「볼파크」는 관람객들의 편의를 위해 넓은 기념품 매장과 연중 무휴의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또 야구박물관.공원.호수등도 갖춰 야구관람과 휴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 고 있다.연3만~20만달러(약 2천4백만~1억6천만원)에 대여되는 1백18석의 귀빈 관람실과 5백여 장애자 관람석이 있다.
「볼파크」는 다른 구장에 비해 관람석이 그라운드 가까이 위치,박진감있는 경기를 볼 수 있게 돼 있다.또 가운데 담장 바로뒤에 4층짜리 건물을 지어 상점.사무실로 임대해 수익을 극대화했다. 이 구장은 그라운드모양이 불규칙하고 파울지역이 좁은데다우측 불펜이 앞으로 튀어나와 있어 수비수보다 타자들에게 유리할것으로 전망된다.입장료는 홈 플레이트 뒤쪽 좌석이 16달러(약1만3천원)정도.
구단들이 다투어 새 구장을 짓고 있는 것은 수입 증대 때문이다.예를 들면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경우 지난 88년「엑시비션 스타디움」시절엔 약 2백만명의 관중이 입장했으나 89년「스카이돔」을 개장한 후엔 입장객수가 4백만명 수준으로 증가했다.텍사스 레인저스의「볼파크」도 수입증대를 고려한 작품.텍사스 레인저스는 유명선수 영입과 새 구장 건립으로 홈팬들을 자극,수입 증대를 노리고있다.텍사스 레인저스는「볼파크」개장 2주일전에 이미88년 한햇동안 팔았던 만큼의 입장 권을 판매해 일단은 관중 동원에 성공한듯하다.
이에 자극받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뉴욕 메츠.플로리다 말린스도 복합기능의 새 구장 건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이웃 일본의 경우에도「도쿄돔」과 같은 특색있는 구장을 건립했거나 건립 계획중에 있는등 팬 서비스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 다.
이처럼 팬 서비스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미국.일본 프로구단의 노력은 아직도 팬 서비스가 초보수준인 우리 프로 야구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姜甲生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