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리앗’ 포털 상대 ‘콘텐트 보호’ 연합전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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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200여 인터넷 매체가 하나로 뭉치기로 했다. 인터넷에 콘텐트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네이버·다음 등 대형 포털을 상대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연합전선을 구축하기로 한 것이다.

 한기봉 한국온라인신문협회장, 오연호 한국인터넷신문협회장, 지민호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장, 이정민 한국인터넷콘텐츠협회장, 조창현 한국온라인기자협회장, 이준희 한국인터넷기자협회장 등 6개 인터넷 매체 단체 회장단은 6일 서울 을지로1가 프레지던트호텔에서 만나 뉴스·콘텐트 저작권자 협의회(가칭)를 결성하기로 합의했다. 협의회는 다음주 정식 발족할 예정이다.

협의회엔 중앙일보의 조인스닷컴 등 종합일간지 인터넷신문사 11곳을 비롯해 오마이뉴스·웃긴대학 등 242곳이 가입하게 된다. 방송 및 외국계 언론사의 인터넷 매체를 제외한 거의 모든 인터넷 매체가 들어간 것이다. 협의회는 온라인신문협회가 올 6월 제정한 ‘콘텐트 이용 규칙’을 근간으로 포털 협상 준칙을 만들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신문협회의 이용 규칙엔 ^뉴스 콘텐트 서비스 기간을 7일치로 제한하고^콘텐트 원본 변형을 금지하며^콘텐트의 복제와 배포 기능을 제공하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온라인신문협회 회원사들은 콘텐트를 제공하는 포털과 계약기간이 끝날 경우 7월부터 이 규칙에 근거해 새 계약을 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실천 중이다. 협의회 관계자는 “네이버·다음 등 주요 포털이 콘텐트 사용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콘텐트를 변형 사용해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협의회는 이를 바로잡기 위한 활동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협의회는 발족 첫 행사로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인터넷, 언론의 미래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이 자리에선 인터넷 매체의 피해 사례를 공유하고 포털과 인터넷 매체 간 상생을 위한 시장질서 확립 방안 등을 모색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영화 업계도 인터넷상의 저작권 보호를 위한 행동에 나섰다. ‘불법 복제 방지를 위한 영화인협의회’는 지난달 네이버·다음 등 대형 포털 및 나우콤·드림위즈 등 파일 공유 서비스업체 등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 요청서를 발송하고, 이후 저작권 보호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곳에 대해선 법적 대응을 하기로 했다. 영화인협의회는 올 3월 한국영화제작가협회·한국영상산업협회 등을 중심으로 결성됐으며, 국내외 128개 영화 배급사·제작사가 가입해 있다.

 한편 네이버와 다음이 4일 KBS·MBC·SBS 등 지상파 3사와 콘텐트 저작권 보호 협약을 체결해 주목된다. 두 포털은 방송 콘텐트 저작권 보호와 건전한 콘텐트 유통 질서 확립을 위해 포털에 게시된 불법 저작물은 즉시 삭제하기로 약속했다.

지상파 3사는 포털이 방송 콘텐트 저작권을 침해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적 대응을 모색해 왔다.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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