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장난감회사 토이즈러스-日시장 공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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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우리는 이제 겨우 일본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을 뿐이다.』미국의 장난감 제작업체인 토이즈러스(Toys“R”US)의 해외담당 사장 래리 보트는 지난 몇년간 일본시장에서 거둔 성공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러나 토이즈러스의 성적은 이런 정도를 훨씬 넘는다.
불과 2년동안의 짧은 기간에 북쪽끝 삿포로로부터 맨 남단의 오키나와에 이르기까지 일본 전역에 16개 점포망을 개설해냈다.
이 기간에 한개 점포당 매출액은 本國 대형 점포의 두배에 이를정도로 급성장했다.이 회사는 또 앞으로 2년이내 에 일본 전역에 이런 규모의 점포망을 35개로 늘려갈 계획을 세워 진행중이다. 미국의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번번이 쓰라린 실패를 경험했던일본유통시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성공을 거둬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토이즈러스가 일본시장에서 쓴 판매전략은 틈새시장 공략전략,고객 세분화 전략등 첨단 마케팅 전략에 밀려 이제는 구닥다리 취급을 받고 있는 대중판매전략(Mass Strategy). 대부분의 미국 기업들이 자사 유명제품을 찾는 특정 계층의고객들을 공략목표로 삼았던 것과는 달리 토이즈러스는 사람들이 찾는 품목이면 가리지 않고 갖춰놓는 대중판매전략으로 승부수를 걸었다. 처음에는 일본의 장난감 제조업자들이 자기나라 도매상들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낯선 외국기업 토이즈러스에 납품조차 꺼렸다.그러나 토이즈러스의 대중판매전략이 점차 소비자들에게먹혀들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이 회사에 납품 하려고 줄을 서는 지경에 이르렀다.일본 세가社의 비디오게임 제조 책임자인 우에하라는『토이즈러스社는 이미 장난감 소매시장의 4%를 점유했으며 아마 2년이내에 점유율이 10%로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토이즈러스는 점포를 개설하는데도 어려움을 겪었다.땅주인들이 처음에는 외국기업이라는 거부감 때문에 점포를 내주려하질 않았기때문이다.
그러나 토이즈러스의 잘 치장된 대규모 가게가 손님들로 붐비게되자 땅주인들의 태도가 바뀌기 시작했다.토이즈러스의 래리 보트사장은『일본에서 우리 점포들의 비용구조는 갈수록 개선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토이즈러스의 대중판매전략은 최근 일본사회에서 일고 있는 생활.의식의 변화와도 맞아 떨어졌다.일만 하던 舊세대와는 달리 적게 일하고 더욱 많은 시간을 가족과 함께 보내려는 新세대의 생활에 레저공간을 제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일본 장난감 제조업체 타카라社의 임원인 스즈키는『토이즈러스의점포에 가면 인형에서부터 비디오게임까지 장난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쌓여있다.토이즈러스의 가게는 쇼핑을 레저의 형태로 바꿔놓은 셈』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주말이면 부인과 자녀들의 손을 잡고 토이즈러스의 가게를 찾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모습을 일본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이에따라 토이즈러스가 최근 일본사회에서 일고 있는 생활패턴의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후한 평가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李鎔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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