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레이건'톰슨 출사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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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배우 출신으로 '제2의 레이건'을 꿈꾸는 프레드 톰슨(65.사진) 전 테네시주 상원의원이 5일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톰슨은 이날 밤 인기 토크쇼 '제이 레노의 투나잇'에 출연해 "1992년 클린턴의 대선 승리로 우리는 잠시 낙담했지만 우리의 보수적 원칙들 덕분에 2년 뒤 의회를 장악할 수 있었다"며 "내년에 미국은 우리의 승리를 필요로 한다. 그 노력의 선두에 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웹사이트에서도 15분짜리 연설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에 따라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및 존 매케인 상원의원(애리조나) 등이 선두를 다투고 있는 공화당 대선 레이스에 또 하나의 변수가 추가됐다.

톰슨은 지난달 12일 미 CBS 방송이 공화당원 12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18%의 지지율로 1위 줄리아니(38%)에 이어 2위를 차지, 롬니(13%)와 매케인(12%)을 따돌렸다.

인기 TV 법정 드라마인 '법과 질서'(Law & Order)의 연방검사역 배우로 더 잘 알려진 톰슨은 보수적 가치의 강력한 옹호자다. 이민을 제한하고 낙태를 반대하며 작은 정부와 감세를 선호하는 입장이라 정통 보수주의 후보를 원하는 공화당 지지층에게 호감을 얻고 있다. 배우 출신답게 훤칠한 외모도 인기몰이에 한몫한다.

그러나 약점도 많다. 우선 정치 경력이 2003년까지 8년간 상원의원을 역임한 게 전부다. 그 뒤 로비스트로 활동하며 주로 대기업들의 이익을 위한 법안을 추진한 점도 공격당할 빌미를 안고 있다. 선거자금 모금에서도 3000만 달러 이상을 모은 경쟁 후보들에게 크게 뒤처진다.

그는 당초 500만 달러를 목표로 했으나 350만 달러를 모으는 데 그쳤다. 워싱턴 포스트는 "톰슨은 다크호스가 되기 힘들고 공화 당 대선 레이스는 줄리아니와 롬니의 2파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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