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up]‘하늘의 궁전’ A380 띄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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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右)한진그룹 회장이 6일 에어버스 A380 기내에서 환담하고 있다. 그는 이날 A380의 국내 첫 시험 운항 편에 탑승해 기자들에게 대한항공의 향후 비전을 밝혔다. [연합뉴스]

‘하늘의 궁전’으로 불리는 에어버스 A380의 기내에서 6일 마주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표정은 밝아 보였다. 초대형 여객기인 A380은 이날 오전 인천공항을 출발해 제주 상공을 돌아오는, 국내 첫 시험 비행을 했다.

조 회장은 기내에서 ‘글로벌 명품 항공사’의 비전을 밝혔다. A380은 조 회장이 추구하는 ‘21세기 선도 항공사’ 전략의 핵심에 위치한다. 뉴욕 9·11 테러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2003년, 대한항공이 이 초대형 기종 5대를 도입하는 계약을 할 때만 해도 우려의 시각이 적잖았다. 하지만 근래 국내외 항공여객 시장은 보란 듯이 급팽창하고 있다. 그 때문인지 조 회장은 1층 일반석에서 30분 넘게 이어진 기자간담회 내내 미소와 자신감 배인 어조를 잃지 않았다. “대한항공이 우선 고쳐야 할 것 세 가지만 대 보라”는 도전적인 질문에 “고칠 게 너무 많아 잘 모르겠다. 임원들이 상당수 동승했으니 여러분이 여기서 지적해 주면 즉시 반영하겠다”고 능란하게 화답하기도 했다.

-A380 같은 초대형기가 대한항공에 어떤 도움을 주나.
“경제성이 있다. 또 환경 측면, 그리고 고객 배려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된다.”

-A380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염두에 둔 것인지.
“(그런 점 이외에) 대한항공은 미국 비자 면제를 위해 노력해 왔다. (한·미 구간은 물론) 해외 장거리 항공 수요가 급증해 A380이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우선적으로 염두에 둔 노선은.
“여객 수요가 많고 초대형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곳이다. 로스앤젤레스·뉴욕·파리가 첫 번째 취항 후보지다.”

-저가 항공사 추진은 잘되나.
“저가 항공은 비행기만 산다고 되는 게 아니다. 안전 운항을 최우선시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조종사 등) 항공 전문 인력 풀이 적어 항공 인력을 양성하는 게 급선무다. ”

-2세들이 경영에 참여하는데.
“일터에서는 가족이 아니다. 엄격히 직원으로 대우한다.”

-신규 취항하려는 지역은.
“비행기가 부족해 그렇지 가고 싶은 데가 너무 많다. 남아공·브라질·중국·유럽을 들 수 있다. 특히 중국 시안(西安)에 하루빨리 취항하고 싶다.”

-대한항공이 가장 주력하는 점은.
“우리의 가격경쟁력이 그리 높지 않다. 고급 승객 시장, 그리고 2, 3년 전에 시작한 기내 서비스 개선에 힘쓰고 있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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