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내한한 日영화작가 재일교포 양석일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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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올해 일본의 영화제를 석권하다시피한 영화『달은 어디에 떠 있나』의 원작자인 재일동포작가 梁石日씨(57)가 13일 이 책의국내번역출판에 맞춰 처음으로 부모님의 나라를 찾았다.
梁씨의 한국방문에는 그의 일대기를 제작중인 NHK-TV 다큐멘터리 제작팀도 동행했다.
『한국을 찾은 재일동포 젊은이들이 위화감을 느낀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만 저는 부모님의 품처럼 아주 포근하게 느껴집니다.재일동포들을 보다 더 따뜻한 눈길로 봐주었으면 합니다.』 구두가게 점원.택시운전사등 일본사회의 밑바닥을 전전하던 그는 44세의 늦은 나이에 소설가로 변신하자마자 그동안의 쓰린 경험을 작품에 쏟아넣기 시작했다.지금까지 발표한 소설은『택시狂躁曲』『택시드라이버 일지』『족보의 끝』『자궁속의 자 장가』등 모두 13권. 이중 9년간 택시운전사로 일하면서 체험한 동경의 밑바닥 인생들을 그린『택시광조곡』『택시드라이버일지』가 영화화돼 지난해12월부터 일본열도를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올해말까지 상영될 이 영화는 지금까지 일본 유수 영화제의 작품상.감 독상.남녀주연상등 50여개를 휩쓸었다.감독도 역시 재일교포인 崔洋一감독이 맡았다.
지난 80년에 발표된 두 작품은 조총련계 재일동포 택시운전사가 겪는 애환이 줄거리다.일본인들의 인종차별 문제를 축으로 알코올중독자.이란출신의 정비공.필리핀 출신 호스티스등 국제도시의화려함 뒤에서 신음하는 밑바닥 인생들이 생생하게 그려지고 있다.국내출판사인 인간과 예술사에서 최근 두 작품을 묶어『달은 어디에 떠 있나』1,2권으로 번역 출간한 것이다.
일본문화개방문제에 대해 그는『시기상조라는 일부 한국인들의 의견을 이해는 하지만 젊은 세대들에게 이 문제를 그대로 떠넘기는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오히려 문화개방을 통해 역사교과서 문제.정신대문제등에 소극적인 일본인들의 인식을 바꾸도록 유도할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鄭命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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