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서가>금융자본-루돌프 힐퍼딩 著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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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자본론」과 「국부론」을 번역했던 서울대 金秀行교수가 또 한권의 번역판을 내놓았다.
그는 번역에 관해 확고한 가치관을 갖고 있다.어느책에서『나는번역에 너무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하지만 내가 직접 쓰기보다 번역할 경우 학문과 실천면에서 발전이 되는 책,개혁지향적인 독자들이 현실을 이해해 나가는데 반드 시 가져야할 안목을 제공하는 책,그리고 경제학 발전에 획기적인 공헌을 한 책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고 이를 위해서라면 나의 귀중한 시간을 언제든지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말한다.
이번에 내놓은「金融자본」도 그의 세가지 기준을 거의 충족시키고 있는 것 같다.이 책은 자본주의 발전의 경제적 특징들을 분석하고 있다.보다 구체적으로는 1870년대 이후 獨逸이 어떻게급속한 산업발전을 달성했는가를 다루고 있다.
근대자본주의의 첫번째 특징은 집적과 집중과정을 통해 형성된 카르텔과 트러스트다.두번째 특징은 은행자본과 산업자본의 상호 관련속에서 등장하는 金融자본을 들 수 있다.
저자인 루돌프 힐퍼딩박사는『금융자본의 법칙과 기능에 관한 정확한 지식없이는 현재의 경제적 경향을 이해할 수 없으며 결과적으로 경제학 또는 정치학은 전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다.이같은저자의 주장은 70여년이란 세월이 흐른 지금에도 타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금융자본에 대한 저자의 올바른 분석과 통찰력이 오늘날의 자본주의를 이해하고 자본주의의 미래상을 내다보는 일을 가능하게 할것이다. 우리는 지금 자본시장의 완전개방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안고 있다.
일부에서는 금융업만을 전문으로 하는 전업형 재벌을 육성하자는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독일의 경험은 우리에게 귀중한 교훈이 될 것이다.〈도서출판새날刊,金秀行.金珍燁 共譯,5백41쪽,1만3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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