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돈의 역사"새로 펴낸 김학은 연대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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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금융실명제가 실시된 지난해 10월 이후 돈의 사회적 기능에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습니다.신용사회로 가는 전환기를 맞아 일반인들의 돈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84년에 출간한 것을 다시 보강하게 됐습니다.』김학은 연세대교수(49)가 독일 경제학자 로날트 니체의 저서 내용과 자신의 견해,우리 돈의 역사를녹여 『돈의 역사』(학민사刊)란 편저서를 냈다.귀신도 부린다는돈의 역사를 에피소드 중심으로 쓴 이 책은 경제에 별 지식이 없는 독자들도 쉽게 이해 할수 있다 .김교수는『세계사를 보면 멀리 로마제국에서 가까이는 2차대전후 중국 국민당정부에 이르기까지 국가의 흥망은 바로 화폐제도의 성패에 좌우됐음을 알 수 있다』는 말로 돈의 중요성을 대신했다.10년전에 자신이 번역했던 책을 다시 보강해 펴 낸 것도 그처럼 나라의 흥망이 달린 돈문제를 제대로 알자는 뜻에서라고 했다.
선사시대의 화폐,현금과 신용,지폐의 등장,영국및 미국의 화폐제도등 니체 저서의 주내용에다 자신이 쓴 한국의 화폐와 은행,화폐량 관리,예금화폐등을 덧붙였다.
그는 이 책을 펴내기 위해 각국의 화폐를 살피면서 『화폐야말로 그 나라 국민성을 읽을수 있는 거울』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수학자 칼 프리드리히 가우스의 복잡한 수학함수까지 그려진 독일의 지폐를 대하면 새삼 과학을 중시하는 독일인의 사고를 읽을수 있다.세계 최고의 신용사회로 평가받는 미국이 지폐에 마이크로칩을 장치,「구린돈」을 차단하려는 노력을 펼치는 데서는 정의사회구현의 의지를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또 몇해전 일본 조폐당국에서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의 초상을 그린 지폐의 통용일자를 우리의 國恥日인 8월29일로 잡았다는데서도 일본인 정서의 일단을 엿볼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 이다.
『돈은 말과 같다고 생각합니다.말을 조심하듯 돈을 쓰는 것도신중하게 해야 합니다.그런 점에서 돈을 버는 것보다 쓰는 일이훨씬 더 중요하지요.』 돈을 훌륭하게 쓸줄 알았던 대표적인 케이스가 유대인 은행가집안인 로스차일드家.유럽전역에 걸쳐 금융왕국을 구축한 로스차일드가의 지원이 없었다면 이스라엘의 독립은 불가능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들의 유대인 지원은 컸다.김교수는 우리 나라에서도 주요 기업들이 사회사업이나 문화사업으로 눈을 돌리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鄭命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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