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3자회담」 성사 불투명/혜암스님 제의… 총무원 회답없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개혁회의 비상사태 선언… 내일 대회
조계종 분규는 총무원 점거시도 폭력사태에 대한 사법당국의 강경방침에 범종추 등 개혁회의측이 반발,정부와 대립양상을 보이면서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이다. 총무원측과 개혁회의측은 11일 사태발생이후 첫 대화를 가졌으나 총무원측의 소극적 태도로 성과는 미지수다.
원로회의 의장 혜암스님은 11일 오후 조계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국승려대회에 대한 공권력 투입을 「불교탄압」으로 규정하고 조계종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개혁회의는 공권력투입에 항의하기 위해 13일 오후 2시 조계사에서 서울·경기지역 승려 2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계종 비상사태에 즈음한 범불교도대회」를 열어 최형우 내무장관의 퇴진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한편 원로회의 의장 혜암스님은 11일 오전 11시45분쯤 경찰의 주선으로 총무원 청사 5층으로 올라가 청사내에 남아있던 총무원 포교부장 영도스님 등 총무원관계자들을 만나 50여분동안 대화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혜암스님은 『빠른 시일내에 서암종정·서의현 총무원장과 3자회담을 갖고 대화로 사태를 수습하자』고 제안하고 ▲범종추와 총무원 양측이 원로회의에 종단의 전권을 위임하고 ▲원로회의는 종도들의 의견을 수렴해 종란수습에 적극 나선다는 내용의 수습대책 4개항을 제시했다.
총무원측은 이같은 제안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낸 뒤 『서암종정과 서 원장에게 알려 원로회의에 연락을 취하도록 하겠다』고 대답했으나 12일 현재 아무런 회답을 하지않아 3자회담 등의 성사여부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이날 조계사에서는 개혁회의측 승려 3백여명이 서 원장 퇴진을 요구하고 조계사 경내의 공권력투입에 항의해 철야농성을 벌였으며 혜암스님 등 원로의원 8명도 단식정진을 이틀째 계속했다.<이훈범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