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수준 높아져 본심 진출작품 수 늘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올해도 응모작은 첩첩이 쌓였다. 사진은 소설 부문 예심 장면. 왼쪽부터 전성태·김영찬·천운영·한강·박성원 심사위원. [사진=김형수 기자]

성원에 감사 드립니다. 중앙신인문학상의 열기는 여전히 뜨거웠습니다.

응모작은 올해도 산처럼 쌓였습니다. 중앙신인문학상엔 여전히 여느 신춘문예보다 두배 이상 많은 응모작이 도착했습니다.

올해로 8회를 맞이한 중앙신인문학상은 2000년 기존의 신춘문예를 확대·개편하면서 공모시기를 연말에서 8월로 앞당겼습니다. 이에 따라 중앙신인문학상은 중복 투고의 위험을 피할 수 있었고, 연말에 열리는 다른 일간지 신춘문예의 판도를 가늠하는 역할도 담당하게 됐습니다.

1966년 출범한 중앙일보 신춘문예는 40여 년의 역사 동안 한국 문단을 이끄는 숱한 문인들을 배출했습니다. 오정희(68년)·박범신(73년) 등 소설가, 김명인(73년)·황지우(80년)·나희덕(88년) 등 시인, 김치수(66년)·권영민(71년)·최동호(79년)·이광호(87년) 등 평론가가 중앙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문단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유독 무더웠던 여름, 제2의 오정희, 제2의 황지우를 꿈꾸며 원고지와 씨름하셨던 수많은 응모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 그 노고와 열정에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제8회 중앙신인문학상 원고 접수가 지난달 31일 마감됐다. 시 826명, 단편소설 897편, 평론 24편이 각각 접수됐다. 평론이 지난해보다 10편 줄었을 뿐, 시와 소설의 응모작 편수는 지난해와 비슷했다.

 올해는 특히 응모자격을 엄격히 제한한다고 알림·기사 등을 통해 수차례 알렸다. 문예지나 지방 일간지 등으로 이미 등단한 경험이 있으면 응모자격이 없다고 본지는 못을 박았다. 이에 따라 숱한 문의 전화가 8월 내내 걸려오기도 했다. 그러나 응모작 수는 큰 차이가 없었다. 시 부문만 해도 4000편이 훨씬 넘는 응모작이 몰려들었다. 중앙신인문학상은 올해도 여느 신춘문예의 규모를 압도했다.

 중앙신인문학상 예심은 1∼2일 이틀에 걸쳐 진행됐다. 올해 예심 심사위원은 지난해보다 연령이 대폭 낮아졌다. 응모자 평균 연령과 최근의 문학 경향 등을 두루 고려한 조치였다. 단편소설 부문 예심은 소설가 전성태(38·94년 등단)·박성원(38·94년 등단)·한강(37·94년 등단)·천운영(36·2000년 등단) 씨와 평론가 김영찬(42·2003년 등단)씨가 맡았다. 시 부문 예심은 시인 김선우(37·96년 등단)·강정(36·92년 등단)씨와 시인·평론가 이장욱(39·94년 등단)씨가 심사했다. 평론 예심은 위의 평론가 두 명(김영찬·이장욱)이 분담했다. 이들 예심 심사위원의 평균 연령은 37.8세이며 문단 경력은 12년이다.

응모자를 분석한 결과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는 20∼30대 응모자가 절대 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비슷한 경향이다. 특히 소설과 시 부문에선 1980년대 생 응모자가 자주 눈에 띄었다. 소설 부문에서 요즘 젊은이들의 모습을 그린 응모작이 많았던 것도 응모자 연령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심사위원들은 바라봤다. 천운영 소설 예심위원은 “남성 응모자의 경우 열의 아홉은 백수 이야기였다”고 단언했다. 사회에 만연한 청년 실업 문제는 올해 중앙 신인문학상에서도 확인된 것이다.

올해 시 부문은 유달리 높은 수준을 보였다는 게 시 부문 심사위원의 한결같은 지적이었다. 평소 시 부문 본심 진출자는 20명 내외. 그러나 올해는 30명이 본심에 진출했다. 평론 부문은 응모작 수는 줄었지만 수준은 무난했던 것으로 평가됐다. 김지하·김명인 등 중진시인의 작품세계를 분석한 응모작부터 문태준·한유주·정이현 등 젊은 문인에 대한 평가까지 폭이 넓었다.

본심은 9월 중순께 진행된다. 당선 작품이 확정되면 당선자에게 개별 통보를 하고, 본지 창간기념일인 9월 22일을 즈음해 발표한다. 당선자는 상금(소설 1000만원, 시·평론 각 500만원)과 함께 등단의 영광을 차지한다. 시상식은 10월 26일 미당·황순원문학상 시상식과 함께 열린다. 중앙신인문학상은 중앙일보가 주최하고 LG 그룹이 후원한다.

손민호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