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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서 고급 이미지 키우는 삼성·LG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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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세계 최초의 7성급 호텔인 이탈리아 밀라노의 타운하우스에 비치된 삼성전자 PDP TV 앞에서 3일 호텔리어로 근무하는 한국인 김혜란씨가 동료와 함께 투숙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 클럽인 풀럼의 팬들이 LG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1일(현지시간) 런던 크레이븐 코티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풀럼과 토트넘 간의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탈리아 디자인의 중심지인 밀라노 한복판에는 두오모 대성당이 자리 잡았다. 두오모 광장 옆에서부터 명품 쇼핑가인 ‘빅토리오 엠마누엘레 2세 갤러리아’가 시작된다. 프라다·구찌 같은 특급 브랜드 매장이 줄줄이 이어진 대로에서 살짝 뒷골목으로 접어들면 세계 유일의 7성 호텔인 ‘타운하우스 갤러리아’가 있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버즈 알 아랍’이 7성 호텔이라고 자부하지만 국제 호텔 공인기관인 SGS가 공인해 준 곳은 3월 문을 연 이 호텔뿐이다. 3일(현지시간) 콧대 높은 이 호텔이 처음으로 한국 언론에 내부를 공개했다. 이곳에 30여 대의 LCD·PDP TV를 비롯해 휴대전화·MP3플레이어 등 280대의 전자제품을 납품한 삼성전자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객실 수가 24개뿐인 이 호텔의 내부는 의외로 수수한 느낌이었다. 하루 묵는 데 250만~1200만원을 내야 하지만 1865년 지은 건물을 그대로 살리다 보니 깔끔하고 쾌적한 현대식 호텔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대리석 바닥에 원목 창틀, 은으로 만든 문 손잡이, 숙박객이면 늘 탈 수 있는 벤틀리 승용차, 방 안을 장식한 수백 년 된 그림까지 눈에 닿는 모든 것이 감탄을 자아냈다. 호텔 홍보 담당인 엘리사 달 보스코는 한술 더 떠 “중요한 건 시설이 아니라 서비스”라며 “고객이 쓸 제품은 7성급의 격에 맞아야 하며 그래서 삼성 제품을 택했다”고 말했다. 올 들어 바티칸 박물관에 LCD 디스플레이를 공급한 삼성전자는 이런 ‘프리미엄 마케팅’으로 유럽에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키우고 있다. 올 상반기 유럽 평판 TV 시장의 23%를 차지하며 1위를 굳힌 이 회사는 주요 호텔·공항·박물관 등을 집중 공략해 2010년까지 브랜드 가치를 220억 달러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LG전자도 영국을 중심으로 ‘브랜드 파워’ 제고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 5000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간다는 영국 런던 해러즈 백화점에서 이 회사는 2005년부터 ‘LG i 갤러리’ 제품전시관을 운영해 왔다. 이달 이 전시 공간을 새로 단장했다. 풀HD LCD TV, 차세대 DVD 등 독일 베를린의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에서 선보인 제품 60여 종을 전시하고 있다. 알 파예드 해러즈 백화점 회장은 “LG전자가 없으면 해러즈와 풀럼이 장사를 못한다”며 LG를 치하했다. 그는 LG전자가 후원하는 영국 프리미어 리그 축구단 풀럼의 구단주이기도 하다. 나영배 LG전자 영국법인 상무는 “기업 이미지 제고 활동이 효과를 발휘하면 올해 영국법인 매출이 1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3월 영국 브랜드위원회가 발표한 ‘수퍼 브랜드’ 85개 가운데 들었다. 기업 브랜드 인지도도 지난해 29%에서 올해는 34%까지 올라갈 것으로 기대했다.

밀라노=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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