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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 수뢰 교육부 간부 '차명 뇌물 통장' 구두 밑창에 감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대구 Y전문대로부터 2억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교육인적자원부의 국장급 간부는 암행감찰반에 적발될 당시 구두 밑창에 차명통장까지 숨겨뒀던 것으로 3일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이명재)에 따르면 교육부 3급 간부 김영준(47.구속 수감)씨는 올 1월 말 서울의 한 시중은행 현금인출기 앞에서 뇌물로 받은 현금 3170여만원을 입금하려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단속반원에게 들켰다. 적발 당시 김씨는 구두 밑창에 자신의 처형 명의로 된 K은행 통장을 숨겨뒀다.

김씨는 20여 분간 자신이 민간인이라며 거세게 저항했지만 결국 신분이 드러나 검찰에 이첩됐다.

검찰 수사 결과 김씨가 이날 입금하려던 돈은 대구 Y전문대 설립자의 아들인 C교수가 이 대학 부설 사이버대학의 정원 확대와 관련한 인.허가 청탁을 하며 건넨 2억2000여만원 중 일부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사이버대학 인.허가 관련 주무 과장인 교육부 평생학습과장으로 재직하던 2004년 7월 C교수에게서 사이버대학 설치 승인과 예산 지원 부탁을 받고 현금 1억원을 받은 데 이어 지난해 7월 또다시 전문대 특성화사업 지원 청탁과 함께 1억원을 받았다. 지난해 10월께는 서울 중구 대로변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다시 현금 2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가 뇌물로 받은 현금의 일부를 자신의 집 아파트 베란다에 보관한 뒤 통장에 넣으려다 적발됐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김씨가 지난해 혁신인사기획관으로 재직할 당시 인사권을 가진 지방국립대 사무국장들에게서 지속적으로 뇌물을 받아 온 정황도 포착해 보강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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