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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게 더 작게’ … 초슬림 바람 실내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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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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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대전화나 MP3 같은 휴대용 기기의 ‘슬림화 바람’이 실내로 번지고 있다. 실내에 놓고 쓰는 데스크톱PC나 프린터·홈시어터는 작은 제품일수록 잘 팔린다. 특히 가을 혼수 시장에서도 덩치가 작은 제품이 단연 인기다. 테크노마트의 박상후 마케팅팀장은 “데스크톱PC나 오디오·비디오 제품을 가리지 않고 집안 인테리어와 잘 어울리는 작고 앙증맞은 제품이 잘 팔린다”며 “이젠 작은 것이 미덕이고 기술인 시대”라고 말했다.

 최근 삼보컴퓨터가 출시한 데스크톱PC인 ‘리틀 루온’의 본체는 두께가 4.3㎝에 불과하다. 이 제품을 쓰는 회사원 김태형씨는 “PC를 책상 위 책꽂이에 꽂아 놓고 사용한다”며 “크기가 전에 쓰던 데스크톱PC의 절반 정도에 불과해 책상을 넓게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주연테크에서 지난달 말 출시한 데스크톱PC ‘미라클M’도 두께 5.3㎝, 무게 2.68㎏에 불과해 웬만한 노트북PC만큼 가볍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독일에서 열린 가전쇼(IFA)에서 ‘비밀병기’라며 두께가 12㎝에 불과한 레이저프린터 ‘스완’을 전격 공개했다. 외국 정보기술(IT) 전문지들은 “두께가 기존 레이저프린터의 3분의 2 수준”이라며 “프린터가 하나의 가구가 됐다”고 소개했다.

삼성전자 디지털프린팅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 이장재 전무는 “스완은 스타일과 가치·디자인을 중시하는 최근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내놓은 야심작”이라며 “프린터 세계시장 1위 자리에 올라서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기를 줄이고 또 줄이는 경쟁은 비단 PC나 프린터에만 그치지 않는다. 티악이 내놓은 슬림형 벽걸이 오디오(MC-DX2201)는 요즘 최고의 인기 혼수 제품이다. 크기가 가로 20㎝, 세로 16㎝에 불과하지만 출력은 세다. 15W가 넘는다. 필립스가 내놓은 홈시어터 ‘HTS8100’의 구성도 간단해졌다. 흔히 홈시어터 하면 스피커·앰프·DVD플레이어 등으로 구성된 대형 가전제품을 연상하지만 이 제품은 한 개의 바형 스피커와 서브우퍼가 전부다.
 슬림형 제품은 기존 제품에 비해 가격이 10%가량 비싸다. 크기를 줄이기 위해 핵심 부품을 새로 개발하고 생산 설계도를 바꿨기 때문이다. 삼성 프린터 스완의 핵심 부품인 토너·전원공급장치·레이저스캐닝은 모두 새로 설계한 것이다. 삼보컴퓨터의 리틀 루온의 중앙처리장치(CPU)는 모바일 제품용(AMD Turion 64 ML-32)으로 대체됐다. 한국 IBM의 홍용기 실장은 “IBM이 20여 년 전 처음으로 만든 개인용컴퓨터(PC)는 책상을 다 차지할 정도의 크기였다”며 “거치형 IT 제품의 소형화 경쟁은 앞으로 더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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