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뷰>KBS-2TV"청소년 열린 음악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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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KBS-2TV가 지난달말 신설한『청소년 열린 음악회』는 그 명칭에서 알수 있듯 KBS-1TV『KBS 열린 음악회』의 동생뻘쯤 되는 프로다.
대형무대에서 라이브 공연,관현악단의 반주,싱어롱등『열린 음악회』의 기본 포맷을 그대로 본떴다.출연자들의 옷차림이 단정하다는 것도 같다.
다른 점도 많다.몸을 흔들어대는 무용수,번쩍이는 조명,뿌연 포그등『열린 음악회』에서는 볼수 없는 무대 구성에 청소년층 위주의 선곡이 그것이다.
그러나 가장 다른 점은 방청객의 구성과 분위기일 것이다.27일 방송된『열린 음악회』가 30~50대 중장년 관객이 귀에 익은 노래를 따라부르는 정겨운 장면을 연출한데 비해 26일의『청소년 열린 음악회』는 10,20대 초반의 관객들이 따분해 하는모습을 보여줄 수밖에 없었다.
이날『청소년 열린 음악회』는 청소년에게 인기있는 영화.드라마음악을 모아 들려주었다.
라이브공연이기 때문에 음질이 떨어지고 화면이 다채롭지 못한 것이 어쩔수 없었다면 이런 약점을 커버할수 있는 라이브공연의 장점,즉 무대의 생동감및 출연자와 관객이 빚어내는 일체감을 살려야 했다.
『열린 음악회』가 보여주는 이런 장점을 이 프로는 보여주지 못했다.그것은 이 프로가 기존 청소년 쇼프로와 별다른 차별성을갖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복장이 단정하고 무용수의 율동이 덜 요란스러우며 카메라가 덜움직이는 것 자체가 청소년을 끌어들이는 요인일 수는 없다.
『열린 음악회』가 대중음악의 고전과 세미클래식을 들려줘 중장년층의 향수를 충족시켜준 반면 『청소년 열린 음악회』는 먹을 것이 많은 청소년들에게 끌리지 않는「음식 한접시」를 더 올린 셈이 돼버렸다.
노래 중심 TV쇼의 쇠퇴는 세계적 현상이다.본래 TV시청 행태가 집중적이지 못하고 산만한데다 TV 이외의 문화향수 수단이많아져 시청자가 변화없이 3~5분씩 지속되는 화면을 지켜보지 않게 된 때문이다.
『열린음악회』『가요무대』가 쇼의 위기에 하나의 돌파구를 제시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그러나 그「작은 성공」의 비밀은「요란스럽지 않은 라이브공연」에 있다기 보다는 이제까지 TV로부터 소외돼온 장년.노년층을 주시청층으로 삼은데서 찾아 야 할 것이다. 『청소년 열린 음악회』가「재미와 감동을 준다」는 본래 제작의도를 살리려면 TV매체와 시청자층의 속성을 감안,새로운 접근을 시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郭漢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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