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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호킹, 아내에 맞고 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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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온몸이 쭈그러들고 근육이 마비되는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영국의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62.케임브리지대 교수)박사가 간호사 출신 부인의 상습 폭행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경찰 조사와 관계자 증언에 따르면 호킹 박사는 최근 수년간 잦은 부상으로 병원 신세를 졌다. 24시간 보호받으며 휠체어에 앉아 지내는 박사가 손목이 부러지거나 목에 칼자국이 나고 입술이 터지는 등 심각한 부상을 계속 당하자 3년 전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그러나 호킹 박사가 "사생활에 개입하지 마라. 조사를 계속하면 경찰을 고발하겠다"고 반발해 조사가 중단됐다.

경찰이 최근 다시 조사에 나선 것은 지난 여름 살인적인 폭염 속에서 호킹 박사가 자신의 집 정원 한가운데 방치됐다가 열사병에 걸리고 화상을 입으면서부터. 박사를 돌봐온 간호팀이 이 사건을 경찰에 신고했으나 호킹 박사는 여전히 수사 협조를 거부했다. 그러자 그를 보호해온 간호사들이 줄줄이 증언에 나섰다.

1990년 재혼한 두번째 부인 일레인이 상습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한다는 내용이었다. 일레인은 박사를 침대 위에 던져 놓고 때리는가 하면, 박사의 유일한 의사소통 수단인 마우스를 뺏으며 "앉은뱅이"라고 욕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부인의 가혹 행위를 '먼초전 신드롬'(Munchausen Syndrome by Proxy)이란 희귀 정신질환의 일종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어린이나 중환자를 돌보는 간병인이 주변의 이목을 끌고자 환자에게 상처를 입히는 병이다.

런던=오병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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