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行청소년 내 자식처럼 사랑 "소년사랑회"바른길 인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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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소년사랑회」회원 金光潤씨(50.서울면목동)에게는 두명의 친자식외에 마음속 깊이 자식으로 꼽아둔 10여명의 청소년들이 있다.「내리사랑」이란 말이 있듯 그 아이들은 金씨를 잊고 살지 몰라도 金씨만은 「마음속 자식」들이 어떻게 지낼까 생각하는 때가 많다.
한때의 잘못으로 범죄를 저지른 비행청소년들의 거칠어진 마음을사랑으로 어루만져주는 자원봉사단체「소년사랑회」.이회 40여명 회원들은 金씨마냥 범죄로 보호관찰대상이 된 청소년들을 자식같이사랑하려 노력하며 그들을 바른길로 인도하고 있 다.
『범죄자를 교도소등에 가두는 대신 자유롭게 생활하게 하면서 일정기간 교화를 통해 선량한 사회인으로 길러내는게 보호관찰 제도지요.』 따라서 각자 맡은 3~4명의 청소년들을 1주일에 한번정도 만나 그들이 올바른 생활을 해나갈 수 있도록 대화하고 교화하는게 봉사자들의 일이라고 회장 李京載씨(49.서울성내동)는 설명한다.
법무부 서울보호관찰소 보호위원이란 그럴듯한 직함을 사양하고 굳이「소년사랑회」란 이름을 더 좋아하는 이들 회원들이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지난 89년부터.한국 자원봉사 능력개발연구회((736)1928)에 소속돼 자원봉사활동을 벌이던 중 우리나라에 보호관찰제도가 실시되면서 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갖던 이들이모였다. 『아이들을 만나 얘기해보면 참 착한 얘들인데 절도.성폭행.약물복용등의 끔찍한 일을 저지른 거예요.어쩌다 저렇게 됐나싶고 남의 일이 아니다 싶을때가 많지요.』 범죄 장면들이 마구 방영되는 TV등 매스컴과「문제아 뒤에 있는 문제부모」로 인해 청소년 비행이 증가하는 것 같다고 말하는 金光潤씨는『그들의모든 것을 끌어안고 이해해 주는것 이상의 치료책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제로 소년사랑회 회원들의 활동은 말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일단은 기성세대라 하면 자신들과 통하지 않는다고 불신하며 아예 만나기 조차 않으려는 청소년들을 달래 말문을 트는 일이 첫번째 난관이다.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주머니를 털어 좋아하는 선물을 사주거나그들이 좋아하는 커피숍에도 데리고 간다.때로는 가족들의 협조를구하기위해 골목골목을 돌아 달동네 아이들의 집을 찾아가기도 한다. 처음 만나는 청소년에겐 꽃 한송이와 일기장,한권의 책을 선물해 관심을 끌었다고 웃는 李殷元목사(40.경기도파주)는『소년소녀 家長의 집이나 벽제 화장터등 삶의 엄숙함과 소중함을 느낄수 있는 곳으로 청소년들을 데리고 다니며 인생을 얘 기한다』고 말한다.
주부.사업가.은퇴한 교육공무원.대학강사.목사등 다양한 직업을가진 회원들은 지도해온 청소년이 마음을 바로 잡고 진학이나 취업을 했을때 더없는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하지만 재범자가 되는청소년들도 있어 선한 봉사활동의 결과가 큰 좌 절감을 가져다 줄때도 많다.
청소년들이 멀리하던 책을 가까이 할때 잘될 것같은 징후를 발견한다는 회원들.그들은 지난 1월 문을 연 서울휘경동 법무부 서울보호관찰소내 인표도서관에서 청소년들의 독서지도와 도서대출업무를 도맡아 또하나의 새로운 자원봉사의 場을 펼치 고 있다.
〈文敬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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