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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전령이 사라진다-서울서 자취감춘 계절관측 동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서울에서는 더이상「봄의 소리」를 들을 수 없다.
종달새.참개구리와 뱀의 일종인 무자치등 봄을 알리는 전령들이공해를 피해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21일 환경처와 기상청에 따르면 공식 계절관측 동물중 이들 3종이 81년4월 마지막 관측된 이후 서울에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기상청이 공식 지정한 계절관측 동물은 이들 동물과 함께 제비.배추흰나비.뻐꾸기.밀잠자리.참매미등 모두 8종.
그런데 3월초순부터 4월하순 사이에 첫모습을 보이는 참개구리.무자치.종달새가 81년4월4~28일에 각각 봄을 알린뒤 82년이후 전혀 관측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늦봄을 알리는 뻐꾸기도 81년5월20일을 마지막으로 서울에서사라졌다.
이와함께 한여름의 지표인 밀잠자리.참매미는 91년7월5~11일 사이에 모습을 나타낸뒤 92년부터는 관측되지 않고 있다.
제비.배추흰나비등 2종만 아직도 봄의 전령역을 계속하고 있으나 배추흰나비의 경우 최근 개체수가 급속히 줄면서 91년 3월26일,92년 4월3일,93년 4월14일등 첫 발견 일시가 점차 늦어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인천지역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해 무자치는 90년부터,참개구리.뻐꾸기.종달새는 92년부터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수원지역만 해도 8종의 계절관측 동물이 모두 여전히 관측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대해 환경처 자연생태과장은『주위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들 동물류가 갈수록 악화되는 공해로 서식.번식처를 잃어최근 개체수가 격감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무자치의 경우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판단돼 지난해 1월 포획.유통등이 금지된 특정 야생동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공식 계절관측은 서리.눈.얼음등 기후계절,진달래.개나리.코스모스.단풍등 식물계절과 동물계절로 나뉘며,관측은 기상청이 지정한 전국 69개 지점에서 각각 이뤄진다.
한편 계절관측대상 식물도 공해의 영향으로 생장에 장애를 받아실제 계절보다 빠르거나 늦게 꽃이 피는 바람에 서울의 경우 봄의 지표인 진달래.개나리등을 5년마다 근교 수목원에서 싱싱한 것을 관측 지점에 이식하고 있는 실정이다.
〈朴鍾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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