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토론방] 의제 : 본 의회는 테러단체와 협상을 금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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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단체 조건 들어주면
더 많은 희생자 낳게 될 것

찬성 : 소현아(서전주중 3학년)

정부가 테러단체들과 협상하는 것에 대하여 반대한다.

 첫째, 그들의 인질과 우리들의 인질을 교환하자고 한다면, 그 조건을 들어줌과 함께 테러단체로 돌아간 지도층들은 다시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더 많은 생명들이 희생되게 할 것이다.

 둘째, 돈으로 석방을 시킨다면 그 돈이 누구의 돈으로 나가고 과연 어디에 사용 되는가. 그 돈은 우리들의 혈세로 나가며, 무기에 투자될 것이다.

무기로 투자됨에 따라 그 것에 의한 희생자들은 더 많아질 것이며, 혈세로 나간 돈은 어마어마하다. 그 돈을 차라리 국내에 있는 죽어가는 생명들에게 사용한다면 더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셋째, 그들의 협상에 응함으로 인해서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외국인들도 앞으로 테러단체들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조건을 다 들어주었으니 더 많은 피랍자가 생기게 되고 그로 인해 많은 돈과 우리측의 인질들이 다시 테러단체로 돌아가서 더 많은 희생자를 나오게 할 수 있다.



끊임없는 대화·타협으로
진정한 평화 만들어야

반대 : 송도운(전주 온고을중 3학년)

 테러단체와의 협상은 필요하다. 협상은 상대의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는 것이 아니다.

 테러단체의 물질적 요구를 들어 줄 경우, 그들에게 테러의 성공에 대한 자신감과 활동 자금을 마련해 주어 오히려 그들의 테러행위를 부추길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테러단체는 인질의 몸값만이 아니라 마약이나 위조화폐, 무기의 제조나 밀거래 등 여러 사회 범죄를 통해서도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테러단체의 주장은 그들 나름의 정당성을 갖기도 한다. 예컨대 중동의 헤즈볼라는 서양 국가들의 간섭을 배제하고 무슬림 이상 국가를 건설하기를 원한다. 아일랜드 공화군은 영국으로부터의 식민지배와 차별 정책에서 벗어나기 위한 조직이다. 상대방에 대한 무시나 무력행사는 진정한 평화를 만들 수 없다.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상대방의 주장과 활동을 표면화시키는 한편 그에 대한 옳고 그름을 합리적으로 평가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평화는 끝없는 대화와 타협으로 이루어지며, 그들도 우리와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 할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총평

먼저 소현아 학생의 의견은 독립적인 논거를 (어느 한 논거가 반박되어도 영향을 받지 않고 스스로 성립될 수 있는 논거) 제시하는 면이 훌륭하다. 또한 비용 문제를 다룰 때 ‘생명은 돈보다 중요하다’는 예측 가능한 반응에 대해 ‘혈세’라는 표현으로 간접적 대응, 그리고 실제로 지불한 돈이 생명을 앗아간다는 표현으로 직접적 대응을 통해 돈-생명이 아니라 생명-생명이라는 공식을 마련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이 칼럼을 통해 여러 차례 지적하는 증거자료의 부재가 아쉽다. 그리고 논거에 대한 우선순위 선정에 있어 발전할 수 있는데 국제적으로 좀 더 무게를 두는 추가 납치·테러를 조장한다는 의견을 가장 먼저 제시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송도운 학생은 독립적인 논거들을 제시하고 증거자료를 내놓는 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 협상은 무조건 상대편의 의견을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서론을 통해 ‘대화’ 자체의 가치를 다룰 것으로 기대하게 한다. 하지만 ‘자금줄’에 대한 사전예측 반박을 함으로써 개연성이 끊어진다. 먼저 두 번째 논거를 언급하거나 이들이 언제나 정치적·종교적 사상을 지니고 있으므로 대화가 필요하다는 종류의 논거를 사용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렇게 했다면 결론에서의 맺음 역시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었을 것이다.

 조슈아 박 한국토론협회장 국가청소년위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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