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건강>10.자궁출혈 지속적이고 과다하면 이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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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출혈을 상당히 터부시한다.머리를 제외한 부분에서는 상처를 입어도 겉으로 피가 나지 않으면 일단 안심하고,피가 나면 무조건 크게 잘못된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여성건강 문제에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정상 생리혈외에 질에 출혈이 보이면 일단 우려하기 시작한다.더구나 생리를 할때도 정상생리보다 양이 조금이라도 많거나,기간이 하루 이틀이라도길어진다든지,피의 양상이 달라지면 우려의 정도는 상당히 심해진다. 하지만 서울大의대 張潤錫교수(산부인과)는『여성신체는 상당히 예민하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변화는 당연하므로 약간의 출혈에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해 스트레스를 자초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다만『생리 기간중의 출혈형태가 전에 비해 심하 게 달라질때에는 어떤 병이 있는지를 확인해보는 것이 큰 병을 조기에 발견해 병이 심각해지기 이전에 치료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이상을 확인해봐야 할 정도의 기준은 무엇인가.가톨릭의대 林龍澤교수(산부인과)는『가임기 여성에게서 생리출혈이 7일 이상 계속되거나 주기가 21일 이하인 경우,한달에 패드를 15~20장 정도 사용해야할 경우 즉 월80㏄이상의 출혈이 있는 경우,그리고 생리혈에서 핏덩이가 보일 경우를 비정상 자궁출혈로 볼수 있으며 이때는 병인지 확인하고 넘어가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특히『잦은 출혈,핏덩이가 나오면서 많은 양이 흐르는 출혈,지속적이면서 오랜 과다출혈등의 경우에는 반드시 산부인과 의사의 도움을 받아 증세의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런 경우 상당수가 치료를 받아야 할 상태라는 설명이다.
延世大의대 朴贊奎교수(산부인과)는『가장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경우는 부부관계를 할때마다 출혈이 나타날 때』라고 지적했다.부부관계후 일반 혈액보다 더욱 진득진득한 피가 흐르는 출혈증상이나타나는 것은 자궁암의 주요한 징후라는 것이다.
이럴 때는 산부인과 의사에게 철저한 진단을 받아 자궁경부암이나 자궁체부암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朴교수는 강조했다.부부관계후 출혈 때문에 병원에 들렀다 자궁암 검진을 통해 자궁경부암이 발견돼 전화위복의 계기가 된 사례가 적지 않다 는 것이다. 아울러 폐경기를 전후해 이상출혈이 보일 때도 평소 정기적인자궁암 검진을 받지 않고 있는 사람이라면 일단 암검진을 받아볼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암이 아니더라도 물혹등 여성 생식기의 양성종양(혹)일 가능성도 있고 다른 병일수도 있 으므로 암이 아닐까하는 지나친 우려는 금물이다.암이라 하더라도 조기발견하고치료만 잘 하면 잘 나으므로 걱정보다 조기발견을 위한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부부관계후 출혈등 질출혈이 있다고 암이나 혹만 의심할수 있는것은 아니다.임신이상.염증등 다양한 질병이나 이상상태를 반영하는 것일수 있다.서울大 張교수는 『자연유산.자궁외 임신.임신중자궁내에서 이상이 생기는 것중 하나인 융모성 질환등 임신과 관련한 이상일 가능성도 있는데 산부인과에서 간단히 확인받을수 있다』고 말했다.
융모성 질환이 있는 사람은 때로 융모상피암이라는 암으로 진행되는 수가 있는데 조기에 발견하면 간단한 화학요법제로 해결될수있다.하지만 출혈등 이상을 무심코 넘기다 진단이 늦어져 치료시기를 놓쳐버리는 안타까운 경우도 생길수 있다는 지적이다.
張교수는 과로.스트레스가 많은 직장여성의 경우 생리가 길어지는 등으로 해서 지레 이상출혈을 의심하기도 하는데 적절한 휴식으로 어느 정도 완화될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갑상선 질환.만성 간장질환도 질출혈을 일으킬수 있고,만성 신장질환.정신과적인 만성질환.백혈병등 혈액질환등도 질출혈과 관계될수 있으므로 중요한 것은 일단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출혈의 원인을 확인해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톨릭의대 林교수는『성교후 출혈을 비롯해 이상 출혈이 있으면서 골반전체가 아픈,골반동통이 함께 나타날 경우 일단 자궁내막염등을 의심할수 있으므로 정밀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그는『허리가 아픈 증세의 여성들 상당수는 자궁내 막염등 산부인과적인 문제 때문인데 단지 아픈데가 아랫배가 아니고 허리라는이유만으로 정형외과만 고집하다 정확한 진단을 못받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여성환자에 대한 전문과별 연계가 앞으로 활성화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延世大 朴교수는『배란이 없는 無배란성 생리의 경우도 심한 자궁출혈을 일으킬수 있다』며『이는 초경직후나 폐경기 직후에 주로발생하는데 나중에 자궁내막증이나 자궁내막암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밝혔다.그는 무배란등 자궁의 기 능이상으로 인해 자궁출혈이 생긴 경우는 호르몬제등 약물치료로 어느 정도 조절이 가능하나 필요에 따라서는 자궁경 수술을 통해 자궁내막을 절제하는 수술을 할수도 있다고 말했다.
심하면 자궁을 들어내는 자궁적출술을 해야하는 경우도 있는데 혹이나 염증등이 있어 생기는 자궁출혈의 경우는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林교수는『자궁출혈이 만성적으로 있을 때는 빈혈도 함께 생기기때문에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실제로 만성출혈로 빈혈이 심해져 호흡이 곤란할 정도인데도 본인은 출혈에 무감감해져 빈혈상태에 빠져있다는 것을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건강진단중 빈혈이 발견돼 원인을 찾기 위해 산부인과 진찰을 하다 자궁이나 난소등 여성생식기 쪽에 큰 이상이 생겼음을 뒤늦게 아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는 설명이다.이럴 때엔 원인제거치료와 함께 빈혈약도 먹어야 한다.
자궁출혈이 급격하게 일어나는 급성 자궁출혈의 경우도 있는데 이럴 때엔 호르몬제를 다량 주사해 출혈을 멈추게 할수도 있으나,필요에 따라서는 자궁 소파수술을 할 수도 있다.출혈이 심해 빈혈이 생길 우려가 있는 경우는 수혈을 하기도 한 다.
〈蔡仁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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